[세평] 사흘이 뭐예요?

2024. 9.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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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충남문인협회장

지난 모 경제지 앞면에 "선생님 사흘이 뭐예요?" 하고 묻는 말이 나오고 지금이 문해력 저하시대라고 쓴 기사를 보았다. 전에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하루 이틀 사흘… 이레 여드레 아흐레하고 숫자 1일 2일 3일을 세어 가는 우리나라 말이 잘 나와 있었다. 그래서 학생들이 알기 쉽도록 차례대로 써 놓고 선생님 또한, 차례대로 잘 가르쳤기 때문에 그런 숫자 세는 것을 모른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세월이 흘러 지금 학생들에 따라서는 그 하루 이틀 사흘이 무슨 말인지 모른다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우리나라에서 쓰는 말, 글을 잘 모른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우리나라 한글은 과학적으로 잘 만들어졌다는데 일상생활 속에서 쓰는 언어들을 잘 모르고 아직도 헤매고 있다는 것은 다 함께 생각해 볼 일이다.

문해라는 것은 사전적 의미에서 문자 해득 능력을 보유한 상태를 의미한다. 현대에는 문해의 개념이 단순한 문자의 해독 능력이나 읽기, 쓰기, 셈하기 능력의 보유 수준을 넘어서 일상적 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기본생활계획이나 보유 수준을 넘어서 사회적 의식의 수준까지를 일컫는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문해를 자유롭게 하려면 다양한 경험은 물론 다양한 독서와 독서 활동을 통하여 자신의 문해 능력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문해 교육은 일반적으로 단순한 문자의 습득만이 아닌 학습의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충족시키고 삶의 질을 고양 시키는 데도 도움을 준다.

문해 능력이 저하되면 학습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학업성취도가 떨어지게 된다. 글을 읽고 비판적 사고능력이 떨어지면 정보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능력도 당연히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는 곧 문해 능력의 저하를 가져오게 되어 이로 인한 연쇄작용은 다른 학습에도 영향을 미침은 물론이다.

해가 갈수록 학교는 디지털 매체가 모든 학생과 교사에게 더 많이 보급되어 가고 있다.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학교 현장에선 독서와 글을 통한 학습의 기회가 줄어드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학생들의 문해 교육을 소홀히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많이 생긴 것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많아지면서 학생은 물론 어른들도 짧은 글과 영상에 더욱 익숙해졌다. 이는 모든 정보를 빨리 알 수 있고 다양하게 학습할 수 있는 좋은 점이 있는 반면에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감소해 가는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학생들이 한창 책과 친해질 나이에 디지털로 인해 책과 멀어지는 부작용이 생김으로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도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학부모의 경우 문해력이 높을수록 학교 교육의 이해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독서토론이나 동화모임 등 독서 능력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의 시도 역시 권장할 만하다. 이로 인해 학부모 상호 정보를 공유하고 나아가 가족 단위 독서프로그램도 함께할 수 있다. 학부모들의 문해력 향상을 위한 노력은 매우 고무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학부모가 문해력이 높으면 자녀 교육과 관련된 정보를 이해하기 쉽고 자녀의 학습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읽기, 쓰기, 계산 등의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문해력 향상에는 독서 활동이 좋은데 문광부가 발표한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의하면 성인 종합 독서율이 43.0%로 10명 중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아니한 사람이 6명 정도 된다고 한다. 1994년엔 86.8% 정도였으나 전자책이 나오면서 성인들 대부분이 책보다는 유튜브 등 비디오 플랫폼 활용을 많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문해교육 향상을 위해 사서 교사를 증원하고 학생들의 독서 활동을 높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문해 교육이 개인과 가족은 물론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학교는 물론 학부모와 교육 당국이 함께 연구하고 실행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김명수 충남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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