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1000억에 매각한 밀키트 CEO, '멘탈케어' 사업 뛰어든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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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트를 만들어 팔던 사람이 회사를 매각한 뒤 갑자기 심리상담·멘탈케어 분야로 사업을 하니 주변에서 의아해한다. 하지만 둘다 굉장히 일관성 있는 사업이다. 모든 사업은 유쾌한 세상을 만드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2015년 설립된 밀키트 기업 테이스티나인은 업계 2위까지 올라선 뒤 2022년 당시 업계 1위 기업이던 프레시지에 1000억원대로 인수됐다. 테이스티나인의 창업자인 홍주열 대표는 지난해 9월 '유쾌한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회사를 세웠다.
홍주열 대표는 "밀키트 사업 때 '우리는 당신의 시간을 만든다'(We create your time)는 문구를 회사에 걸어놨다. 주부들이 장을 보고 음식을 손질하며 요리하는 시간을 줄여 요가나 산책, 필라테스,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홍 대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멘탈케어 생태계'를 조성해 모두가 유쾌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설정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 거주할 때 보니 건물마다 멘탈케어 관련 공간들이 있었다"며 '여긴 얼마나 힘든 사람들이 많기에 그럴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그런데 현지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하니 그 친구가 '우리는 이런 곳들이 있기 때문에 아픈 사람들이 없고 예방이 된다'고 답했고, 홍 대표는 그의 말에서 밀키트에 이은 두 번째 사업의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기존 멘탈케어 플랫폼은 대부분 내담자가 처한 상황과 고민에 맞는 상담사를 연결해주는 것에 집중했다. 상담사는 내담자의 고민을 듣고 마음을 치유해주는 역할을 한다. 클라이피는 내담자의 상황을 AI로 분석해 법률·의료문제 해결 등 실질적 조언까지 가능한 구조로 설계됐다.
클라이피 브랜드 출범과 함께 대치동에 문을 연 오프라인 공간은 상담·검진 센터와 인지연구소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같은 건물에 로펌과 병원이 있어 만약 상담결과 법률·의료 영역에서 보다 전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곳들과 원스톱으로 연결 가능하다.
홍 대표는 "전통적인 상담소가 인력사무소 느낌이라면 클라이피는 네이버 같은 플랫폼이다. 단순히 상담사를 연결해주는 수수료 사업이 아니라 멘탈케어 생태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축적하는 데이터를 통해 타겟형으로 서비스 하는 것이 우리의 사업모델"이라고 했다.
그는 "로펌이나 정신병원은 이용자들이 갔다온 것을 자랑하지 않기 때문에 정보가 부족하다. 클라이피는 내담자의 상태가 우울증인지, 번아웃인지, 공황장애인지 등을 파악하고 각각의 증상에 가장 맞는 집 주변 병원을 추천해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문화의 하나로 멘탈케어가 정착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기존 조직문화에서 통용되던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근로자지원프로그램) 개념을 초월한 'CAP'(Culture Accelerating Program)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유쾌한프로젝트가 최초로 제시한 CAP는 조직 경영 문화를 액셀러레이팅하는 초개인화된 스마트 케어 방법론이다. EAP의 일괄적·단편적·소극적 방식을 벗어나 입체적·통합적·적극적·선제적으로 조직 구성원에 맞춤형 조치를 취하는 방식이다.
홍 대표는 "예를 들어 기존 EAP는 아픈 직원에 대해 '심리상담소를 가봐라' 정도로 조치하지만 낙인효과 때문에 오히려 못간다. 후진적인 문화"라며 "CAP는 기업과 임직원의 특성을 반영하고 의무적인 멘탈케어를 통해 상담이 당연한 문화를 만든다"고 했다.
유쾌한 동맹센터의 경우 가맹을 위한 초기 비용이 0원이다. 홍 대표는 "가입비, 인테리어비, 교육비, 광고보증금, 계약이행 보증금 등과 같은 관행적 비용지출을 할 필요가 없다"며 "기존 심리상담 운영은 지금처럼 하고 마케팅과 매출 향상은 클라이피가 돕는다"고 했다.
연내 300개의 동맹센터를 모집한다는 목표다. 그는 "마음이 힘든 내담자와 경제적으로 힘든 상담사의 관계에서 돈을 벌 생각은 없다. 멘탈케어 생태계를 연결하고 만드는 것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클라이피의 브랜드 모델로는 배우 이제훈이 활약하고 있다. 이제훈은 클라이피가 지향하는 멘탈케어 생태계 구축과 선한 영향력의 필요성에 공감해 모델 제안을 수락했다고 한다.
홍 대표는 "심리상담만 갖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나올 수는 없다. 상담사들을 많이 확보하고 수수료를 더 챙기는 것은 비즈니스의 본질이 아니다"며 "우리 사회 전반에 있는 서비스들을 멘탈케어라는 문화적 궤도 안으로 집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꽃을 좋아하는 부모님에게 '꽃 정기 구독'을 제공하는 것도 멘탈케어 서비스의 일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상담이든 치료든 피트니스든 정신건강을 챙길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클라이피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달리 지금은 연예인들도 공황장애를 공개할 만큼 시대가 변했다"며 "극단적으로 아플 때까지 몰아세운 다음 케어를 받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고 좋을 때 잘 관리하는 유쾌한 멘탈케어 생태계가 우리 사회에 자리잡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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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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