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카톡 친구등록 막는다? 출시 앞둔 iOS18, 차별성 논란
애플의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18의 정식 업데이트를 1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애플이 외부 앱 개발사를 차별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를 명목으로 애플이 경쟁사를 차별하고 이용자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10일 IT 업계에 따르면 iOS18은 오는 16일 무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이용자들에게 제공된다. 이미 애플은 지난 6월 개발자용 베타 버전으로 iOS18을 공개한 바 있는데 이 후 수 차례의 업데이트를 거쳐 3개월여 만에 정식으로 출시하는 것이다. iOS는 연내 별도 업데이트를 통해 애플의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도 장착할 예정이다.
iOS18로의 업데이트가 이뤄지면 아이폰 이용자들은 △앱과 위젯 재배열 △사진 갤러리 편의성 제고 △다양한 이미지 기능 등 문자 메시지 기능 고도화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장치도 이번에 새로 도입된다. 이용자가 자신의 아이폰에 설치된 앱이 아이폰에 저장된 연락처 정보(주소록)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어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현재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앱이나 SNS(소셜미디어) 앱을 이용할 때 해당 앱들은 필수적으로 이용자의 주소록 정보나 전화걸기 기능 등을 쓸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한다. 또는 앱을 설치하면 자동으로 이용자 전화기에 저장된 주소록 정보가 앱에 공유된다. 애플은 iOS18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가 특정 앱에 전체 주소록 접근권한을 허용할지, 주소록 내 일부 연락처에 대해서만 접근하도록 할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는 앱에 주소록 접근 권한을 아예 부여하지 않을 수도 있고 앱별로 주소록 접근 정도를 차등화할 수도 있다. 예컨대 이전에는 카카오톡 앱을 설치할 때 자동으로 주소록에 저장된 연락처를 기반으로 친구등록이 이뤄졌지만 이제는 아이폰에서 카카오톡 친구 자동 등록이 막힌다는 것이다.
이같은 조치가 이뤄진 이유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주요국들의 규제가 강화된 점이 일차적으로 언급된다. 개인정보 악용에 따른 부정적 사건들이 늘어난 것도 한 이유다.
iOS18의 주소록 접근제한 조치는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앱과 위젯 등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기존에는 앱 개발사들이 주소록 접근을 통해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하거나 맞춤형 광고에 활용할 수 있었지만 이젠 이같은 활용이 불가능해졌다"며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동의를 받지 않으면 주소록에 접근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앱을 통한 서비스, 특히 소셜미디어 기업에는 더욱 큰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이 외부 앱 개발사를 차별적으로 조치해 향후 법적 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의 '주소록 접근 제한' 정책이 타사 앱에만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자사 앱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쥬세페 콜란젤로(Giuseppe Colangelo) 미국 스탠포드대 로스쿨 펠로우 교수는 반독점법 관련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컴페티션 폴리시 인터내셔널'(CPI)에 기고한 '새로운 iOS, 새로운 반독점 분쟁 초래할까?'(New iOS Changes, New Antitrust Clashes Ahead?)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용자가 주소록 접근 권한을 부여하지 않거나 연락처 부분 접근만 허용하는 경우 앱 사용 경험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며 "하지만 애플의 앱은 연락처 접근 제한 정책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 경험 저하 관련)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애플이 아닌 다른 개발사의 앱과 사용자 사이에 마찰을 일으키면 이용자가 자신의 주소록을 해당 앱에 공유하려는 의지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iOS18의 주소록 정책의 변경은 상당한 경쟁자 배제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개인정보 보호'라는 명분은 잠재적으로 경쟁제한적 행위를 정당화하고 경쟁을 왜곡하는 데 쓰일 수 있다"며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애플의 의도가 실제로는 경쟁사와 이용자를 희생해 반경쟁적 이점을 얻으려는 전략을 숨길 수 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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