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TV토론] 해리스 '현장 답사'·트럼프 'SNS 공중전'…긴장감 고조(종합)
필라델피아 대선 토론은 1976년 이후 처음…토론장 주변 바리케이드 치고 봉쇄
장외대결도 불꽃…해리스측 '前트럼프백악관 직원' vs 트럼프측 '밴스·케네디'
(워싱턴·필라델피아=연합뉴스) 조준형 강병철 특파원 = 11월 미국 대선의 중대 분수령이 될 10일(현지시간) 밤 TV토론을 앞두고 토론이 열리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토론 장소 주변에 보안을 위한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가운데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토론에서 최대 성과를 내기 위해 막판 대비를 하고 있어서다.
펜실베이니아 제2의 도시인 피츠버그에서 '토론 특훈'을 받은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낮 토론이 열리는 국립헌법센터를 찾아 사전 답사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이 전했다.
전날 밤 필라델피아에 입성한 해리스 부통령은 현장 답사 이후 시내 호텔로 복귀해서 토론 준비를 이어갔다.
3번째 대선에 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토론 경험이 적은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까지 피츠버그의 한 호텔에 머물며 외부 일정을 최소화한 가운데 '토론 캠프' 형태의 특훈을 받았다.
그는 이 기간에 토론 상대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역'에게 '트럼프 스타일'의 박스형 양복과 긴 넥타이를 착용하게 하는 등 실전같은 모의 토론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소셜미디어(SNS)에 잇따라 글을 올리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는 등 메시지 공중전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은 불법 이민자들을 유권자에 등록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선거 보안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공화당은 의회에서 정부 예산을 처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2025년 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중단)을 볼모로 잡으며 유권자들이 대선 투표를 위해 사전에 투표인 등록을 할 때 본인이 미국 시민권자임을 입증하는 증명을 제시하도록 투표요건을 강화하는 선거법안 처리를 연계하는 것을 독려한 것이다.
그는 또 해리스 부통령이 인플레이션, 이민 문제 등 바이든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다는 글도 올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진행되는 토론을 2시간 30분 정도 앞두고 필라델피아를 찾을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제이슨 밀러 대변인은 "누구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토론에서) 감당할 준비가 돼 있을 수 없다"며 "(전설적인 미국 복서인) 플로이드 메이웨더나 무하마드 알리에 맞설 준비를 하는 권투 선수를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이날 TV토론이 열리는 필라델피아는 선거인단 19명이 걸린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최대 도시이자, 미국 민주주의의 초석이 세워진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에서 대선 토론이 열린 것은 1976년 대선 때 이후 처음이다.
토론이 열리는 국립헌법센터 주변은 2미터가 넘는 펜스로 둘러싸여 있으며 일반인의 접근이 차단된 상태다.
토론장 주변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는 경찰들이 배치돼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경호가 한층 더 강화된 것을 실감케 했다.
이번 토론의 프레스센터는 토론장에서 1㎞ 정도 떨어진 필라델피아컨벤션 센터에 차려졌다.
1천명 안팎의 전세계 언론인이 집결한 이곳에서는 토론 후에 민주당 및 공화당 측 정치인이 나와 토론을 자평하면서 자당 후보를 홍보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마련된 스핀룸(spin room) 주변에는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상태다.
공화당에서는 J.D 밴스 부통령 후보와 함께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전 후보, 민주당 출신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 트럼프 전 대통령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 등이 스핀룸으로 출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민주당에서는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케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등이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민주당 측 인사로 트럼프 정부 때 백악관 공보국장에 임명됐다 열흘 만에 경질됐던 앤서니 스카라무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보좌관을 지낸 올리비아 트로예 등은 이날 오후에 미디어센터 내 스핀룸을 찾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응원했다.
올리비아 전 보좌관은 이날 현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같은 독재자를 동맹보다 우선한다고 비판한 뒤 "(트럼프 재임시)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군·국가안보 지도자 등을 생각할 때 밤에 잠을 못 잔다"라면서 "국민이나 국가 안보에 피해가 있더라도 자신에게만 충성하는 사람들을 내각에 앉히면 미래는 어떤 모습이겠느냐"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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