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도 가계대출 ‘풍선효과’ 대비… 다주택자 주담대 제한 검토

금감원에 하루마다 대출 통계 보고
신협중앙회는 구체적 대비책 마련
“풍선효과 나타나면 바로 정책 실시”

한 금융사 대출 창구. 기사와는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조선DB

은행권이 강도 높은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자, 2금융권에서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상호금융권은 풍선 효과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대출 억제 방안을 미리 모색하고 있다. 신협중앙회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인되는 시점에 맞춰 다주택자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모기지보험(MCI)이 포함된 대출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협중앙회는 신협 내 가계대출 증가 상황을 대비해 두 가지 방안을 미리 세웠다.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실행되면 다주택자에 대한 생활안전자금 목적 주담대부터 제약이 생긴다. 신협은 다주택자가 수도권 소재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새로 주담대를 신청할 때 1억원까지만 돈을 빌리도록 한도를 둘 방침이다.

신협은 주담대 취급 시 MCI 가입도 중단할 계획이다. MCI란 주담대 실행과 동시에 금융사가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다. 금융사가 MCI에 가입한 채 대출을 내주면, 금융소비자는 소액보증금만큼 대출 한도를 더 높일 수 있다. 소액보증금은 지역별로 다른데 ▲서울 5500만원 ▲경기 4800만원 ▲기타 광역시 2800만원 ▲이외 지역 2500만원이다. MCI 가입이 중단되면 금융소비자가 최대로 빌릴 수 있는 돈도 그만큼 줄어든다.

농협중앙회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다른 금융사의 주담대 억제 방안을 조합 내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새마을금고중앙회는 아직 특정 대출 억제 방안을 확정 짓지 않았으나 전국 조합의 가계대출 증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농협중앙회는 신협중앙회와 함께 다주택자 주담대 제한과 MCI 취급 중단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호금융권이 가계대출 억제 방안을 미리 마련하는 이유는 상호금융권 내 가계대출 급증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앞서 금융 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대출을 줄이라고 주문하자 은행들은 곧바로 금리 인상 등 주담대 억누르기 대책을 내놓았다. 금융소비자들이 주담대에서 신용대출로 눈길을 돌리자, 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검토 중이다.

은행권이 전방위적으로 가계대출을 조인 이후,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금융 당국도 이러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9월부터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일일 대출잔액 통계를 보고 받으며 풍선 효과가 실제 나타나는지 점검 중이다. 5개 상호금융(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중앙회도 매일 금감원에 대출잔액을 보고하며 금감원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상호금융권은 금융 당국의 지침이 아직 없는 만큼, 섣불리 대출 제약을 실행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금융 당국이 상호금융권에 직접 지침을 주지는 않았다“면서도 “풍선 효과가 확인되면 다주택자 주담대 제한과 MCI 취급 중단부터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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