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만 끈끈한 줄 알았더니 미래에셋도 만만치 않네… 그룹에서 ETF 2조 넘게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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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삼성자산운용 ETF(상장지수펀드)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미래에셋금융그룹도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를 적잖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눈에 띄는 점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삼성자산운용의 ETF 중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파킹형(금리형) ETF를 대거 매수한 반면,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보다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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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보장 가능성 큰 상품은 적게 투자
안전하게 계열사 도운 삼성과 반대… 공격적으로 도움줘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삼성자산운용 ETF(상장지수펀드)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미래에셋금융그룹도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를 적잖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눈에 띄는 점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삼성자산운용의 ETF 중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파킹형(금리형) ETF를 대거 매수한 반면,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보다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는 총 2조1000억원 규모인데, 원금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금리형 ETF 보유액은 3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미래에셋이 삼성보다 더 공격적 성향으로 계열 자산운용사를 밀어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브랜드인 타이거(TIGER) 상품을 2조1511억원어치 갖고 있다. 타이거 ETF의 순자산총액(AUM) 중 3.88%가 미래에셋금융그룹에서 나온 자금이었다.
주목할 만한 건 삼성그룹과 달리 미래에셋금융그룹은 계열 운용사를 도울 때 원금 손실이 거의 없는 금리형 ETF를 별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리형 ETF는 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되지 않는 한 수익이 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ETF별 보유 내역 확인이 가능한 1분기 말 기준 집계를 보면 미래에셋의 또 다른 계열사인 미래에셋생명보험과 미래에셋증권 등은 금리형인 ‘TIGER KOFR금리 액티브(이하 TIGER 코퍼)’와 ‘TIGER CD금리 투자KIS(이하 TIGER CD)’ ETF 3095억원어치를 갖고 있다. 나머지 2조원에 가까운 투자금은 금리형이 아닌 다른 유형 ETF에 쓴 것이다.
반면 삼성그룹은 1분기 말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대표 금리형 상품인 ‘Kodex KOFR금리 액티브(이하 Kodex 코퍼)’와 ‘Kodex CD금리 액티브(이하 Kodex CD) ETF를 2조940억원어치 보유했다. Kodex 코퍼와 Kodex CD는 차례로 국채 등을 담보로 하는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금리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기초지수로 하는 상품이다. 금리에 따라 ETF의 수익률이 결정되는 건데, 일본처럼 금리가 마이너스로 반전되지 않는 한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는 상품이다.
Kodex 코퍼와 Kodex CD는 파킹통장처럼 매일 금리에 따른 이자가 쌓이는 게 특징이다. 최근 코퍼와 CD금리는 대략 3.5%인데, 관련 ETF를 사면 100억원당 하루 96만원의 수익이 난다. 삼성그룹은 대부분 원금 손실 위험에서 안전한 금리형 상품으로 계열 운용사를 도운 것이다. 삼성그룹은 2분기 삼성자산운용의 ETF를 2조6059억원 갖고 있다. (관련 기사☞ [단독] ETF ‘100조 시대’ 열렸다지만, 계열사가 수조원씩 사준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유동성 공급을 위한 (미래에셋증권이 가진) 유동성공급자(LP) 물량과 판매하는 금융투자상품을 헤지하기 위한 목적의 투자가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명했다.
위 지원 규모는 고유자금, 즉 계열사의 자기자금만 포함된 수치다. 자산운용사 ETF에 투자하는 건 주로 보험사인데 보험사가 굴리는 고객 돈까지 합치면, 대형 자산운용사가 그룹으로부터 받는 지원 규모는 수십조원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보험사는 변액보험을 운용하면서 계약자가 낸 보험료 중 일부를 떼어내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하는데, 이때 대개 식구 자산운용사의 ETF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운용사별 AUM과 비교해 그룹사의 지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KB자산운용이었다. 2분기 말 기준 KB자산운용의 AUM은 11조7096억원이었는데, 이 중 1조2226억원(10.44%)이 KB금융지주 계열사에서 나온 자금이었다. 타 자산운용사의 그룹사 지원 비율이 약 4%인 것을 감안하면 KB자산운용의 그룹사 지원 비중이 훨씬 높은 셈이다.
반대로 그룹사의 지원이 가장 적은 곳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UM은 10조1812억원이었는데 그룹사 지원은 833억원(0.81%)뿐이었다.
최근 AUM 점유율 3위인 KB자산운용과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KB자산운용의 점유율은 지난해 말 8.03%에서 올 6월 말 7.67%로 내려앉았고, 같은 기간 한국투자산탁운용은 4.88%에서 6.67%로 올랐다. KB자산운용이 그룹사로부터 압도적인 지원을 받고 있으면서도 후위 업체의 역전을 걱정하고 있는 처지가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가 한화자산운용 ETF를 산 금액은 1967억원이었고,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의 신한자산운용 ETF 보유액은 1912억원으로 집계됐다.
강훈식 의원은 “그룹의 금융 계열사 ETF 몰아주기 과정에서 부당한 거래 행태는 없었는지 금감원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급성장한 ETF 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는 없는지 시장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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