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역사 막았잖아" 안타 치고도 혼났다?…美, 그만큼 역대 최초 50-50 진심이다

김민경 기자 2024. 9. 11.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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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무키 베츠 ⓒ 연합뉴스/AP통신
▲ 도루하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베츠 제발, (오타니의 도루) 역사 쓰는 걸 막았잖아."

미국 언론은 어쩌면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보다도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50홈런-50도루 달성에 진심일지도 모른다. 오타니가 시즌 48호 도루를 시도하는 순간 눈치 없게(?) 안타를 친 다저스 강타자 무키 베츠는 미국 현지 중계진에 한소리를 들어야 했다.

오타니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1도루 2득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4-10으로 졌지만, 오타니는 시즌 46홈런-47도루를 달성하면서 빅리그 역대 최초 50홈런-50도루까지 각각 홈런 4개와 도루 3개를 남겨뒀다.

오타니는 0-3으로 뒤진 3회말 2사 후 2번째 타석에서 시즌 47호 도루에 성공했다. 컵스 선발투수 카일 헨드릭스가 4구 연속 볼을 던지면서 오타니가 공짜로 출루할 기회를 제공했다. 오타니는 도루 기회가 생기자마자 뛰었다. 다음 무키 베츠 타석에서 2루를 훔치면서 50도루까지 3개만 남겨뒀다.

아울러 오타니는 올 시즌 홈경기에서만 25홈런-25도루를 달성하며 또 하나의 빅리그 최초 기록을 남겼다. 오타니는 이날 전까지 홈경기에서 25홈런-24도루를 달성했는데, 홈 또는 원정경기에서 최소 24홈런-24도루를 달성한 메이저리그 타자는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당시 시애틀)가 유일했다. 로드리게스는 당시 원정 경기에서 24홈런-25도루를 달성했다. 오타니는 26년 만에 로드리게스의 기록을 뛰어넘으면서 홈 또는 원정 경기에서 최초로 25홈런-25도루 이상을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다저스는 올해 다저스타디움에서 정규시즌 8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오타니는 계속 신기록을 작성해 나갈 전망이다.

48호 도루까지 성공할 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오타니는 0-4로 뒤진 5회말 1사 1루에서 중전 안타를 날려 1, 3루를 만들었다. 1루주자 오타니는 다음 베츠 타석 때 2루로 빠르게 스타트를 끊으면서 48호 도루를 시도했는데, 이때 베츠가 중견수 앞으로 빠져 나가는 안타를 때려 도루 기회 자체가 무산됐다. 런 앤드 히트 작전을 펼친 것처럼 전개됐고, 3루주자 크리스 테일러가 득점해 1-4로 쫓아간 사이 오타니는 3루까지 달렸다.

▲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의 다저스 담당 기자인 파비안 아르다야는 "오타니가 시즌 48호 도루를 시도하려 했지만, 베츠가 히트 앤드 런으로 상황을 바꿔놨다"며 아쉬움 아닌 아쉬움을 표현했다.

다저스 구단 주관 중계방송사인 '스포츠넷 LA'의 조 데이비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데이비스는 "안타가 나왔다. 이 타구는 중견수 앞으로 빠져 나갔고, 오타니는 3루까지 갔다. 베츠가 안타를 기록했다. 베츠 제발, (오타니의 도루) 역사를 쓰는 것을 막았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아쉬워했다.

오타니는 2-7로 끌려가던 7회말 선두타자로 안타를 치면서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우익수 코디 벨린저를 맞고 튀는 중견수 앞 안타가 됐는데, 벨린저의 수비 실책이 더해지면서 2루까지 들어갔다. 벨린저의 실책으로 2루에 가면서 오타니의 48호 도루 도전은 쉽지 않아졌다. 2루보다 3루 도루가 성공 확률이 훨씬 떨어지기 때문. 그리고 3루 도루 가능성을 고민한 게 무색하게 베츠가 좌월 투런포를 터트리면서 4-7이 됐다. 오타니가 출루하면 베츠가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는 것까진 좋았는데, 대기록만 생각하면 베츠가 너무 잘 쳐서 야속할 정도였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오타니의 48호 도루 실패와 관련해 미국 현지 반응을 전달하면서 '오타니의 모든 움직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작 오타니는 홈런 또는 도루 기록을 달성할 때마다 인터뷰에 응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대기록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나는 가능한 50-50을 덜 인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저 경기를 치르는 동안 타석에서 더 좋은 느낌을 가져가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그것이 내가 노력하고 있고, 집중하고 있는 일"이라며 정규시즌 자신에게 타석이 주어질 때마다 그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시즌 47호 도루에 성공했다. ⓒ 연합뉴스/AP통신
▲오타니 쇼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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