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덕에···작년 탄소배출량 2년 연속 감소

세종=박신원 기자 2024. 9. 1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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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
원전·신재생 증가가 감소 이끌어
석유화학·시멘트 생산 감소도 한몫
경북 울진에 있는 신한울 1·2호기 전경. 사진 제공=한국수력원자력
[서울경제]

국내 원전 생태계가 완전히 복구되면서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2년 연속 감소했다. 원자력발전이 증가하면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탄소 배출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가 경제 활성화와 탄소 감축을 위해 원전에 대한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환경부 소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6억 2420만 톤으로 전년 대비 4.4% 쪼그라들었다고 10일 밝혔다. 2년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배출량은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 계획상 목표치(6억 3390만 톤)’보다도 적다.

부문별로 보면 전기와 열 생산에 해당하는 전환 부문의 배출량이 2억 4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650만 톤 줄면서 감소 폭(7.6%)이 가장 컸다. 이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등 무탄소에너지 발전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신규 원전인 신한울 1호기를 포함해 원전 발전량이 1년 새 4.4테라와트시(TWh) 늘고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도 3.5TWh 늘었다. 전환 부문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31%를 차지한다.

산업 부문도 배출량이 감소했다. 전체 배출량의 38%를 차지하는 산업 부문은 전년 대비 3%(730만 톤) 줄었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석유화학과 시멘트 등에서 경기 둔화로 생산이 줄어든 탓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에서는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공정가스 저감 시설’이 확대되면서 배출량 감소에 한몫했다. 환경부는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2021년 배출량이 일시 증가했으나 2022년 이후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노력이 효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따뜻했던 겨울 날씨와 가스요금 인상에 도시가스 사용량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건물 부문 배출량이 전년에 비해 7%(330만 톤) 줄었기 때문이다. 수송 부문은 주행 거리 감소와 무공해차 보급 확대로 1%(90만 톤) 감소했다. 농축수산과 폐기물 분야에서도 각각 0.1%(10만 톤)와 1.3%(20만 톤) 소폭 줄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는 긍정적”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원전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감축세에 힘입어 경제 규모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해서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2023년 국내총생산(GDP) 10억 원당 배출량은 312.8톤으로 통계가 있는 1990년 이후 최저치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윤석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원자력발전 및 원전 생태계 회복이 기여한 결과”라며 “산업 부문 저탄소 공정 도입과 전 부문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새로운 배출량 산정 기준을 적용한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 확정치도 공개했다. 2018년 파리협정의 세부이행지침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모든 유엔(UN) 기후변화총회 당사국은 기존 1996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지침이 아닌 2006 IPCC 지침을 적용한 온실가스 통계를 연말까지 UN에 제출해야 한다. 바뀐 기준을 적용하면 2021년 배출량은 기존 6억 7660만 톤에서 7억 2140만 톤으로 늘어난다.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원이 추가된 영향이다. 환경부는 “이 지침을 적용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재산정한 결과 우리나라 배출량은 주요국 사례와 비슷하게 최초 산정 시점인 1990년부터 2021년까지 모든 연도에서 배출량이 소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는 긍정적이지만 심화되고 있는 기후위기를 고려할 때 배출량을 더욱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감축 속도가 다소 더딘 부문들에 대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세종=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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