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정신건강 인력·예산 ‘태부족’… 1인 예산 ‘6천413원’ [9·10 세계자살예방의 날]

박귀빈 기자 2024. 9. 1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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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취업·경제적 스트레스 및 우울감 등으로 해마다 75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대책 마련이 시급(경기일보 10일자 1면)한 가운데, 이를 예방할 예산·인력 등 정신건강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의 우울 및 불안장애를 겪는 추정 정신질환자는 15만7천794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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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예방 등 중장기 계획 마련할 것”
세계 자살예방의 날인 10일 인천 계양구 계양대교에 자살예방 안내판에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문구와 함께 정신건강위기상담 안내전화가 적혀 있다. 조병석기자

 

인천에서 취업·경제적 스트레스 및 우울감 등으로 해마다 75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대책 마련이 시급(경기일보 10일자 1면)한 가운데, 이를 예방할 예산·인력 등 정신건강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의 우울 및 불안장애를 겪는 추정 정신질환자는 15만7천794명에 이른다. 지난 2020년 15만4천156명, 2021년 15만4천877명, 2022년 15만5천986명 등 해마다 약 1천여명씩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의 정신건강 관련 예산은 물론 지원시설, 인력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인천시민 1인당 정신건강 예산은 6천413원으로 전국 평균(7천934원) 보다 19.1% 낮다. 인천의 정신건강 예산은 전국 17개 시·도 중 15위에 그친다.

특히 인천의 정신건강 관련 기관은 모두 126개로 전국의 4.4%에 불과하다. 이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은 물론 비슷한 인구의 부산·대구보다도 적다. 여기에 인천의 정신재활시설은 12개로 강화·옹진군과 중·서구에는 이 같은 시설이 전혀없다. 정신요양시설은 강화군과 서구 2개 뿐이다.

정신건강 전문요원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인천 인구 10만명당 정신건강 전문인력은 14.3명으로 전국 평균(19.5명)에 비해 적다. 또 정신건강 기관에서 일하는 사례관리자 1명당 관리하는 정신질환자 수는 28.9명에 이른다.

이 같은 정신건강 인프라 부족은 시민들의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을 떨어트리고, 관련 시설의 이용률을 낮추고 있다. 앞서 인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가 지난해 인천에 사는 19~69세 이하 성인 남·여 1천명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및 전문가 도움 경험 여부 등을 조사한 결과, 17.5%만이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결국 정신질환을 초기에 대응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도 종종 나온다. 현재 정신질환 치료를 받고 있는 A씨는 “자해행위를 하면서 경찰, 응급실 등 많은 곳을 이용했지만 정신적인 문제가 있으니 병원에 가보라는 조언을 들은 적은 단 1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일찍 병원을 다녔으면 회복도 더욱 빨랐을텐데 사회 속에서 날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양두석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자살예방센터장은 “스트레스나 우울증으로 시작한 정신질환이 자살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거나 관리할 시스템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질환자를 초기에 발굴해내고 상담·치료할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전세사기 등 경제적인 이유나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회복기를 거치면서 시민들의 스트레스나 우울감 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자살 예방 대책 마련은 물론 시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각종 사업들을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며 “중장기 계획을 마련해 인천의 정신건강 인프라를 확충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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