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2025년 예산의 실체적 진실 5가지
예산의 계절이 왔다. 예산은 정부가 어떤 정책을 추구하는지 알 수 있는 '정치적 선언서'이다. 따라서 예산만큼 정부의 의도를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매개수단은 없다. 그래서 재정학자 액설로드(Axelrod)는 '통치능력이란 결국 예산능력이다'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2025년 예산(안)을 통해 몇 가지 실체적 진실을 짚어 보고자 한다.
실체적 진실 1. 대기업·부자 감세로 인한 56조 세수 펑크를 서민들에게 전가시키는 예산이다
1) 윤석열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위해 국가채무비율을 50% 수준으로 맞춘다며 2024년에 이어 2025년 예산도 긴축예산을 편성했다.
2) 그러나 2023년 한 해에만도 대기업과 부자들의 세금감면으로 56조 원의 세수 펑크가 발생했다. 윤석열 정부가 낙수효과를 내세우며 대기업과 부자들에게 엄청난 세금감면을 해주었지만 서민경제는 더 힘들어지고 30대 대기업의 곳간에만 사내유보금이 1000조나 쌓이는 등 부자들의 부만 극대화시켜 주었다.
3) 세금감면으로 세수 펑크가 나면 재정건전성은 더욱 악화되고 결국 정부는 긴축예산을 편성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내수경제가 어려운데도 긴축예산을 편성한다면 그만큼 서민경제는 더욱 어렵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전가된다.
4) 결국 윤석열 정부는 대기업·부자 감세로 세수펑크가 56조원이나 발생되자 재정건전화라는 이유로 긴축예산을 편성함으로써 서민들 허리띠 졸라매기로 전가시켰다.
실체적 진실 2. 대통령 외유와 권력기관 특활비·업추비 등은 수백억원 증액시켰다
1) 윤석열 정부 2025년 예산을 보면 대통령 외유를 위한 정상외교 예산으로 296억원을 편성했는데, 이는 24년 271억원 보다 9.3%(+25억)나 증가한 금액이다. 재정건전화를 위해 긴축재정 한다면서 25년 총예산을 겨우 3.2% 증가시킨 것에 비하면 대통령 외유를 위한 예산은 3배나 더 많은 비율로 증액시켰다. 23년의 경우도 정상외교 예산으로 249억원을 편성했으나 이것도 부족해 추가로 예비비 329억원을 더 지출한 바까지 있었다.
2) 각 정부부처의 쌈짓돈인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직무수행경비, 안보비, 정보보안비 등 5대 항목 예산은 서민경제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무려 2조5000억원이나 되었다. 이는 24년 대비 670억원이나 증액된 금액이다.
3) 특히 대통령실, 법무부, 국정원, 국방부, 감사원, 경찰청, 국세청 등 7대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등 예산은 2조1100억원이나 되었는데 이는 24년 대비 570억원이나 증가한 금액이며 정부부처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4) 서민경제와 민생이 힘들어도 예산이 없다며 긴축재정 타령만 하더니 정작 대통령 외유와 권력기관들의 쌈짓돈 예산은 수백억원을 증액시켰던 것이다.
실체적 진실 3. 필수생활 물가도 못 잡고 서민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예산이다
1) 한국은행(2024.6) 분석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물가수준은 OECD 평균이지만, 식료품·의류·주거 등 의식주 생활 물가는 OECD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2) 특히 채소, 과일 등의 식료품과 의류 등의 필수소비재 물가는 OECD 평균의 1.5배 이상의 수준이나 되어 서민들의 가계생활비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필수소비재 물가상승률이 매년 구조적으로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3) 통계청(2024.8) 자료에 의하면 2024년 2분기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5% 증가했으나, 소비지출은 4.6%나 늘어 필수소비재 물가상승으로 인한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4) 식료품·의류·주거 등 서민들의 필수생활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생산성제고, 공급채널 다양화, 유통망개선 등 구조적 해결 방안이 반드시 선행적으로 마련되어야만 한다.
5)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천정부지로 뛰는 필수소비재 물가상승에 대한 구조적 해결방안은 제시하지 못한 채 무작정 긴축예산만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필수생활물가도 못 잡고, 서민들 호주머니만 더 텅 비게 만들어 민생을 더욱 어렵게 할뿐이다.
실체적 진실 4. 경제성장과 내수활성화를 발목 잡는 예산이다
1) 윤석열 정부의 25년 예산(총재정지출)은 677조원으로 24년 657조원에 비해 3.2% 늘어났다. 이는 24년 증액률 2.8% 보다는 0.4%로 늘어난 것이지만, 24년 명목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 5% 보다 매우 낮은 긴축재정 예산이다.
2) 명목성장률 보다 낮게 긴축재정 예산을 편성했다는 것은 경제성장이나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의도나 목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3) 우리나라의 작년 실질성장률은 1.4% 이다. 이는 세계 평균 3.4% 보다 낮은 것이며, 불황의 늪에 빠졌다는 일본 1.7% 보다도 낮은 매우 저조한 성장률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정부재정지출 규모는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한다.
4)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자재정을 감수하더라도 명목성장률 이상의 예산증액을 통한 확장재정 정책을 써야만 한다. 그리고 특히 경제성장과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R&D, 중소·산업·에너지, SOC 등에 적극적인 예산투자가 이뤄져야만 한다.
5)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25년 총예산을 명목성장률 5% 보다도 낮은 3.2%만 증액시켰으며, R&D 예산도 24년 16.6%나 감액시켰던 것을 단지 22년 수준으로 제자리걸음 시킨 것이며(이것도 물가상승률을 고려한다면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증액된 것임), 중소·산업·에너지 예산은 겨우 1.1% 증액, SOC 예산은 오히려 3.6%나 감액시켰던 것이다.
실체적 진실 5. 기재부가 예산·재정·경제 모든 것을 전횡하는 예산이다
1) 미국의 경우는 행정부 내에서도 예산은 관리예산처가, 재정 및 경제정책은 재무부가 맡도록 이원화시킴으로서 예산과 재정, 경제정책의 독점권력 폐단을 철저히 차단시키고 있다.
2)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대통령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기재부가 예산, 재정, 경제와 관련한 모든 권한을 독점적으로 가짐으로서 많은 폐단을 발생시키고 있다.
3) 대표적 사례로 22년 대선직전 코로나로 인한 민생을 살리기 위해 추경 편성을 국회와 많은 국민들이 요청했으나, 기재부는 예산이 없다며 단호히 거절하더니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바로 60조원을 바치며 역대 최고의 추경을 편성했으며, 23년에는 제1당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민생을 살리고 폭우로 인한 수해피해 복구를 위해 추경을 편성하자고 수 십 차례 절규를 했는데도 기재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4) 결국 우리 헌법에서 말하는 정부는 실질적으로 기재부 만을 말하는 것이며, 더 엄밀히 말하면 국회에 제출되고 있는 예산도 정부 예산(안)이 아니라 기재부 예산(안)인 것이다. 그야말로 우리나라 기재부는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정부 위의 정부'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
1) 결론적으로 윤석열 정부 2025년 예산의 실체적 진실은 '경제성장과 내수활성화와 서민 물가안정은 없고, 대통령과 권력기관, 대기업과 부자, 기획재정부만 있는 예산이다'는 것이다.
2) <21세기 자본론>의 저자 토마 피케티는 '상위 1%에게 소득불평등은 천국이겠지만 저소득층에게는 악순환의 지옥이다'라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의 서민은 악순환의 지옥에 빠져있다. 예산의 주인은 국민이다. 예산은 국민을 위해 따뜻해야 한다.
(이 글을 쓴 조일출 특임교수는 기본사회 파주본부 상임대표로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했습니다. 편집자)
[조일출 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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