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응급실 뺑뺑이' 벌써 지난해 85%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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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응급실 뺑뺑이'로 불리는 응급실 재이송 건수가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의 8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집계 기간의 하루 평균 응급실 재이송 건수(15.4건)에 연간 일수(366일)를 곱해서 단순 추정하면 올해 전체 재이송 건수는 5,650건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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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간 재이송 4277건의 85%
2~4차 재이송은 지난해 기록 넘어서
추석 연휴 응급실 대란 우려 높아져
올 들어 '응급실 뺑뺑이'로 불리는 응급실 재이송 건수가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의 8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이탈이 반년 넘게 지속되면서 응급환자 수용력에 타격이 온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119 구급대 재이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20일까지 응급실 재이송 건수는 3,59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재이송 건수 4,227건의 85.1%에 달하는 수치다. 응급실 재이송은 119 구급대가 이송한 환자를 응급실에서 받아주지 않아 다른 병원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뜻한다. 지난달 9일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사상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부상을 당한 작업자가 전문의 부족 등의 이유로 16시간 동안 병원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집계 기간의 하루 평균 응급실 재이송 건수(15.4건)에 연간 일수(366일)를 곱해서 단순 추정하면 올해 전체 재이송 건수는 5,650건에 이를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진행되던 2021년 6,429건을 기록한 뒤 2022년(5,191건)부터 감소했던 재이송 건수가 반등하게 되는 셈이다. 의정 갈등 이전부터 고질적 문제였던 응급실 인력 부족과 배후진료 차질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공의 공백 사태가 겹치면서 상황이 악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응급실 진료를 두 번 이상 거부당한 횟수는 이미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다. 올해 응급실 재이송 2회는 121건, 3회는 17건, 4회는 2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는 재이송 2회 84건, 3회 14건, 4회 16건이었다. 재이송 횟수가 많아질수록 병원을 찾아 이동하는 거리가 길어지면서 응급처치 시간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응급실 여력 약화는 다른 통계로도 확인된다. 응급의료체계에서 가장 큰 역량을 보유한 권역응급의료센터조차 중증 응급환자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권역응급센터의 중증 응급환자 1,000명당 전원율은 42.9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7.2명 늘어났다. 중증 응급환자는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 1, 2단계로 심장마비, 심근경색, 뇌출혈 환자 등이 해당된다.
응급실 이용 환자가 크게 늘어나는 추석 연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해 추석 연휴 6일간 119 구급대 출동 횟수는 5만9,276건에 달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에 따르면 하루 평균 2만 명 수준인 응급실 이용환자는 명절 등 연휴 기간 3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의료현장에선 "추가 응급환자 1만 명은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응급실 상황이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추석 연휴 대책으로 △당직 병·의원 일평균 7,931개 지정 △연휴 진료에 대한 수가 인상 등을 내놨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 의원은 "비상진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 계속되면서 의료진도 극도의 피로에 빠져든 상태"라며 "여야정 협의체조차 정부와 의료계 간 입장 차로 반쪽짜리로 출범할 판이다. 비교섭단체를 포함한 모든 정치권과 정부, 의료단체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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