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애플-구글 美빅테크와 전투 승리… 불공정에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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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가 애플을 상대로 10년 동안 벌인 '과징금 전쟁'이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10일(현지 시간)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애플과 구글을 상대한 2개의 소송에서 모두 집행위의 손을 들어주며 빅테크에 대한 과징금 부과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ECJ는 이날 애플과 아일랜드 정부를 상대로 EU 집행위가 제기한 항소심에서 애플에 대한 130억 유로(약 19조2477억 원)의 과징금 부과를 확정지었다.
당시 EU 집행위는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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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엔 ‘반독점 위반’ 3.5조원
‘빅테크 규제’ 美-EU 갈등 가능성
EU가 애플을 상대로 10년 동안 벌인 ‘과징금 전쟁’이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EU 집행위원회는 같은 날 2017년부터 시작된 구글과의 법정 다툼 역시 승소하며 겹경사를 맞았다. 10일(현지 시간)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애플과 구글을 상대한 2개의 소송에서 모두 집행위의 손을 들어주며 빅테크에 대한 과징금 부과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다만 모두 미국 기업이란 점에서 향후 미국과 유럽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됐다.
● 애플, 신제품 공개 몇 시간 뒤 철퇴
ECJ는 이날 애플과 아일랜드 정부를 상대로 EU 집행위가 제기한 항소심에서 애플에 대한 130억 유로(약 19조2477억 원)의 과징금 부과를 확정지었다. 이번 결정은 최종적인 것으로 애플은 이자 및 소송 비용 등을 포함해 최대 143억 유로를 물어야 할 처지가 됐다. 현지에서는 “이로써 EU는 앞으로도 빅테크에 철퇴를 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U와 애플의 소송전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EU 집행위는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애플이 ‘페이퍼컴퍼니’ 자회사를 만들어 아일랜드 정부와 특혜 계약을 맺음으로써 1991년부터 2014년까지 불법적인 법인세 혜택을 받았단 판단이다. EU 집행위 관계자는 “애플이 적용받은 세율인 0.005%는 조세 회피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3년 가까운 조사 끝에 2016년 집행위는 애플이 과징금 130억 유로를 납부하도록 명령했다. 하지만 애플은 “미국에서 법인세를 내고 있다”면서 ‘이중 과세’라고 반발했으며, 낮은 세율로 다국적기업 투자를 유치하던 아일랜드 정부 역시 애플과 함께 2016년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2020년 EU 일반법원은 애플 측의 손을 들어줬으나 지난해 11월 해당 판결에 법적 오류가 많다는 ECJ의 지적이 나오며 전세는 EU 집행위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특히 이번 결정은 애플이 아이폰과 에어팟 등의 새로운 라인업을 공개한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발표돼 애플로선 더욱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애플은 이날 성명에서 “EU는 국제세법에 따라 미국에서 이미 세금이 부과됐단 사실을 무시했다”고 반발했다.
● “미 빅테크, 더는 유럽의 연인이 아냐”
ECJ는 애플 판결 직후 구글에 대한 24억 유로의 과징금 확정도 발표했다. 애플 소송이 불공정 과세에 대한 것이라면, 구글 케이스는 반독점 금지와 관련돼 있다.
EU는 2017년 구글이 7년 동안 자사의 쇼핑·여행 서비스의 제품 사진과 가격을 경쟁 서비스보다 눈에 띄게 배치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반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소송을 제기했지만, 2021년 원심은 집행위 결정을 지지했다. 알파벳이 다시 항소해 3년 동안 법적 공방이 이어졌지만 결국 집행위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구글도 이날 성명에서 “판결에 실망했다”며 “2017년 판결 준수를 위해 이미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ECJ의 결정은 그간 ‘빅테크 저승사자’로 불려온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 반독점경쟁 분과위원장 측에 큰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집행위는 그간 오랜 소송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결국 승리를 거두며 향후에도 적극적인 규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판결을 바라보는 미국의 입장은 다소 미묘하다. 미국도 빅테크를 상대로 여러 규제와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지만, EU의 미국 기업 규제를 달갑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미국 기술 거물들은 더는 유럽의 연인이 아니다”며 “이번 판결들은 EU 규제기관에나 중요한 승리”라고 평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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