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어떤 ‘관객 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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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4명이 의자에 앉는다.
오스트리아 출신 극작가 페터 한트케의 희곡인 '관객 모독'의 얼개다.
최근 국내 예술무대에서 이 작품 내용과 유사한 관객 모독 사태가 벌어졌다.
"관객을 무시한 행동이었다"는 비판들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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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4명이 의자에 앉는다. 이어 한 명씩 돌아가며 즉흥적으로 말들을 쏟아낸다. 대사는 과격해지고 공격 대상도 옮겨간다. 급기야 관객들에게 물을 끼얹는다.
오스트리아 출신 극작가 페터 한트케의 희곡인 ‘관객 모독’의 얼개다. 196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처음 무대에 올려진 뒤 국내에선 1978년 초연됐다.
최근 국내 예술무대에서 이 작품 내용과 유사한 관객 모독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려진 오페라 ‘토스카’ 무대에서다. 당사자는 세계적인 오페라 스타 안젤라 게오르기우다.
그는 공연 도중 무대에 난입해 지휘자에게 항의했다. “관객을 무시한 행동이었다”는 비판들이 쏟아졌다. 일부 관객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선 논란의 소지도 있다.
예술계에 따르면 이날 토스카 3막에서 테너 김재형이 ‘별은 빛나건만’을 열창한 뒤 즉흥적으로 앙코르를 불렀다. 주인공인 토스카 역을 맡은 게오르기우는 무대 한쪽에 난입해 지휘자 지중배와 김재형 쪽을 바라보면서 시간이 없다는 듯 자기 손목을 가리키고 어깨를 으쓱하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앙코르 곡이 끝난 뒤 지휘자에게 다가가 음악을 멈추게 하고 “이건 독주회가 아니다. 나를 존중하라”고 말했다. 공연을 마친 후 커튼콜이 시작되고 한참 만에 등장한 그는 객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오자 인사하지 않고 퇴장했다.
오페라 공연 중 앙코르 곡을 선보이는 건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렇게 드물지도 않다. 게오르기우의 관객 모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토스카 공연에서도 상대 배우가 앙코르 곡을 부르자 이에 항의하며 무대에 한참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연극 ‘관객 모독’은 그냥 작품으로만 읽히면 된다. 하지만 게오르기우의 그것은 한국 관객들에 대한 예의가 결코 아니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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