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손흥민’…원정팀의 무덤에서 홍명보호 기사회생
경기 막판 손흥민-주민규 릴레이골로 승점 3점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한국 축구를 구했다. 황선홍 호가 오만 원정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힘겹게 승점 3점을 뽑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2차전 오만과의 경기에서 1-1이던 후반 36분 손흥민의 결승 골, 후반 추가 시간 주민규(울산)의 쐐기 골이 터지며 3-1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따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약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홈에서 치른 1차전에서 0-0 무승부에 그친 대표팀은 초반 강한 압박에 나서면서 필승 의지를 보였다. 홍 감독은 이날 선발 베스트11에 큰 변화를 줬다. 팔레스타인전과 비교해 5명이 바뀐 가운데 오세훈(마치다)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손흥민(토트넘)과 함께 오만전 3각편대로 골을 노렸다. 이밖에 미드필더 박용우(알아인), 풀백 이명재(울산), 센터백 정승현(알와슬)이 홍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출발은 좋았다. 한국은 전반 9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면서 좋은 흐름을 만들었다. 그러나 선제골 이후 추가 골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전반 중후반부터 오만의 측면 공격이 조금씩 살아났다. 기세를 올리던 오만은 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을 뽑았다. 하리브 알사디가 왼쪽에서 올린 프리킥이 골로 이어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아흐메드 알카미시의 골로 기록했다.
한국은 전반 볼 점유율에서 60-40으로 리드했다. 슈팅은 6-4였지만, 유효 슈팅은 4-1로 효율이 좋지 않았다. 오만은 단 한 번의 유효슈팅으로 골을 뽑아 균형을 이뤘다.
후반은 더 답답했다. 손흥민이 얻어낸 페널티킥이 비디오 판독(VAR) 끝에 취소되는 상황도 겹쳤다. 몇 번의 찬스를 놓친 한국 축구는 결국 손흥민이 구했다. 후반 36분 페널티아크 부근 상대 밀집 수비 사이에서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빠르게 돌아서면서 잠시 균형을 잃었으나 곧바로 왼발 슈팅을 날려 오만 골대를 갈랐다.
후반 추가 시간이 무려 16분이나 주어진 상황에서 한국은 주민규가 손흥민이 내준 패스를 골로 마무리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만약 이날 승리하지 못한다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 첫 두 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는 ‘역대 최악의 스타트’를 기록할 뻔했던 대표팀은 손흥민, 이강인 등 유럽파의 활약으로 고비를 넘겼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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