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조세 회피에… EU ‘과징금 철퇴’
애플과 구글이 조세 회피와 관련해 유럽연합(EU)에서 받은 과징금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나란히 패소했다.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10일 EU가 부과한 과징금 130억유로(약 19조원)가 부당하다며 애플이 제기한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소송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EU의 행정부 격인 EU집행위원회는 2016년 애플이 아일랜드로부터 받은 조세 혜택이 EU 정부 보조금 규정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아일랜드는 법인세율이 12.5%로 낮아 애플을 비롯한 많은 해외 빅테크가 유럽 본부를 두고 있는 곳이다. EU집행위원회는 회원국인 아일랜드에 체납 세금 130억유로와 이자를 포함해 143억유로(약 21조2180억원)를 징수하라고 명령했다.
EU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애플은 당시 유럽 전역 매장에서 팔리는 아이폰 매출을 판매점이 아닌, 아일랜드 내 ‘페이퍼컴퍼니’가 올리는 것으로 설계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아일랜드의 낮은 세율을 활용해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세금 130억유로를 회피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애플은 반발했고, 그동안 다국적기업 투자를 유치하던 아일랜드까지 함께 EU집행위원회를 상대로 2019년 소송을 제기했다. 이듬해 EU 일반재판소는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CNBC에 따르면, 당시 재판부는 아일랜드 정부가 애플에 부당한 세금 혜택을 줬다는 것을 EU집행위원회가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결했다.
결국 사건은 최고법원인 ECJ까지 갔고, 19조원 과징금을 두고 벌인 법정 공방은 8년 만에 EU집행위원회의 승리로 끝나게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 16을 출시했는데, 최고 잔칫날에 십수조원 과징금 폭탄을 맞게 된 것이다.
같은 날 구글도 EU집행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불복 소송에서 졌다. ECJ는 2017년 EU가 구글쇼핑이 경쟁 비교쇼핑몰에 비해 자사 비교쇼핑몰을 우대하는 방식을 써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구글에 부과한 24억유로(약 3조5000억원) 과징금이 정당하다며,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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