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촉’이 맞았다…손준호, 中 축구협서 영구제명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손준호(32·수원FC·사진)가 중국축구협회에서 영구 제명 중징계를 받으면서 선수 생명이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축구협회는 10일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전(前) 산둥 타이산 선수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축구협회는 손준호를 포함해 산둥과 선양 훙윈, 장쑤 쑤닝, 상하이 선화 등에서 뛰었던 선수 43명에게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고, 17명에게는 5년 자격을 정지시켰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에서 연행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 손준호의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으로 주고받은 것)였다. 손준호가 승부 조작에 가담했거나 산둥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지난 3월 석방돼 귀국한 뒤에도 이 같은 혐의에 명쾌한 해명을 내놓은 적이 없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2차전에 나설 소집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손준호는 계속 지켜보고 있지만 아직 무언가 명확하게 돼 있지 않다. 리스크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 발표로 현실이 됐다.

축구계에선 손준호가 이번 징계에 따라 프로 무대에서 뛸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축구협회는 손준호의 영구 제명 징계를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중국 측에 관련 사안을 공문으로 통보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면서 “중국축구협회에서 공문을 보낸다면 국내 규정을 확인한 뒤 선수 본인의 소명을 들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계약 당시 손준호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를 존중하는 상태”라며 “최종 판결 전에는 (경기장에) 나간다”고 강조했다. 손준호 측은 이번 발표를 납득할 수 없다며 가능한 빠른 시간 내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