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응급실 의사에게 ‘부역 딱지’ 붙이다니, 환자는 안중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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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응급실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반 의사와 전공의에 이어 응급실 근무 의사와 군의관의 실명을 공개한 '블랙리스트'가 등장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응급실 의사들을 위축시켜 의료 위기를 더 키우겠다는 것 아닌가.
의사 커뮤니티에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환자를 지킨 전공의 블랙리스트가 올라왔고, 그 밑에는 '평생 박제' 같은 험악한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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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유감이지만 정부정책이 원인”
용납할 수 없는 범죄, 엄중 처벌해야
문제는 게시물과 댓글이 너무 악의적이라는 점이다. 응급 의사들에게 부역(附逆·국가에 반역이 되는 일에 동조하거나 가담함)이란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응급 의사들이야말로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의사의 본분을 다한 사람들이다. 환자를 버리고 떠난 의사들이 이런 표현을 쓸 자격이 있나. 이름이 적힌 의사들에겐 “불륜이 의심된다”, “모자란 행동”, “래디컬 패미니스트”, “싸이코 성향” 등 모욕적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지방대 출신 전공의에 대해 “○○대는 처음 들었는데 덕분에 알게 됐다”고 조롱했다. 피해를 본 일부 군의관은 심각한 대인기피증까지 겪고 있다고 한다.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다. 정부는 리스트 작성·유포에 관여한 의사들을 수사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응급 의사들에 대한 ‘낙인찍기’가 확산하는 건 의료 정상화를 위해서도 막아야 한다. 지난 2월 전공의 이탈 후 블랙리스트 문제는 반복돼 왔다. 의사 커뮤니티에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환자를 지킨 전공의 블랙리스트가 올라왔고, 그 밑에는 ‘평생 박제’ 같은 험악한 댓글이 달렸다. 복귀하고 싶어도 동료 집단에서 ‘왕따’를 당할까 두려워 그럴 수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예·본과 6년에 전공의 기간까지 10년 이상 관계가 이어지는 의사 사회 특유의 폐쇄성 탓이다. 정부의 과감하고 정교한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대한의사협회는 어제 블랙리스트 유포 행위에 유감을 표명하고 회원들에게 중단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의협은 “이런 갈등은 잘못된 정부정책이 원인”이라고 변명했다. 블랙리스트에 대한 경찰 수사가 부당하다고도 했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자신들의 집단이익을 지키기 위해 불법을 저지르는 걸 어느 국민이 용납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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