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악의 태풍 피해…사망·실종자 속출에 철교도 붕괴
[앵커]
지난 주말 슈퍼 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에서 대형 철교가 무너지고 버스가 급류에 휘말리면서 사망·실종자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산업계 피해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현지에 나가 있는 한국 기업들도 공장 파손, 침수 피해 등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베트남 북부 홍강을 가로지르는 대형 철교 입구.
차량이 다리 위로 진입하려는 순간, 갑자기 교각 상판이 주저앉고, 앞서가던 트럭이 그대로 강물로 추락하고 맙니다.
375m 길이의 이 다리가 홍수로 절반 이상의 교각이 붕괴하면서 자동차 10대 등이 강으로 추락해 최소 10명이 실종됐습니다.
<응우옌 민 하이 / 다리 붕괴 생존자> "(다리 아래로) 떨어졌을 때 너무 무서웠어요. 죽음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전 수영도 못하기 때문에 죽을 거라고 생각했죠."
북부 까오방성 산악지대에서는 승객 등 20명을 태운 버스가 산사태로 생긴 급류에 휩쓸렸습니다.
<응웬티톰 / 하롱베이 식당 운영> "저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요. 주변에도 저처럼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1만 채에 가까운 주택이 파손 또는 침수됐고, 꽝닌성에서는 어선 수십 척이 침몰했습니다.
베트남 기상 당국은 "지난 30년간 베트남에 상륙한 태풍 중 가장 강력했다"고 전했습니다.
산업계 피해 규모도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주요 수출항인 하이퐁시에서는 공장 파손과 침수 등으로 사업체 수십 곳에서 조업 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이퐁 소재 LG 복합단지에 있는 LG전자 공장에서도 강풍에 벽이 무너졌고, 냉장고·세탁기 창고가 침수됐습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측은 한국 기업들의 피해 상황을 긴급 점검하는 한편 교민들과 기업들을 돕기 위한 비상대책반도 가동했습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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