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 바다 거친 태풍, 위력 35% 강해진다
[KBS 부산] [앵커]
적조 확산부터 맹독성 해파리 습격, 어패류 폐사까지 우리 연안이 고수온 피해로 신음하고 있는데요,
펄펄 끓는 바다 탓에 가을 태풍마저 걱정입니다.
"북상 중인 태풍이 30도 이상 고수온 해역을 통과하면 위력이 35% 강해지고 강수량도 2배가량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처음 나왔습니다.
노준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9월 비슷한 시기, 북태평양 인근에서, 초기 강도가 '초속 20.5m'로 비슷하게 발생한 두 태풍의 위성 영상입니다.
태풍 '미탁'은 북상하며 최저 중심기압 965hPa, 최대 강도가 초속 46.3m로 초기보다 2배가량 위력이 강해진 데 반해 태풍 '탈림'은 북상 중 최저 중심기압 935hPa에 최대 강도가 초속 61.7m로 3배나 더 세졌습니다.
두 태풍의 위력 차이는 수온 때문.
태풍 탈림은 당시 오키나와 인근 30도 이상 고수온 해역을 통과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연구로도 증명됐습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1982년 이후 38년간 발생한 태풍 312개를 분석한 결과, 초기, 비슷한 강도의 태풍이라도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 위력이 강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일반 해역을 지난 태풍은 평균 최대 강도가 초속 40.5m, 고수온 해역을 거친 태풍은 54.9m로, 약 35% 강하게 발달했습니다.
태풍 중심부 강수량도 2배가량 더 많았습니다.
[박명숙/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위성센터 책임연구원 : "강한 강수량을 유도하는 'vorticity(저기압성 소용돌이)'라는 순환 구조가 기존에 있는 태풍을 훨씬 강화시킵니다. 그래서 슈퍼 태풍이나 급강화 현상이 더 잘 일어납니다."]
태풍과 고수온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세계 최초로 수치화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지구·환경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습니다.
[최환영/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수생 : "해양 열파가 우리나라 주변에서 어떻게 발생했는지, 또 태풍이 어떤 식으로 발달할지에 대해서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태풍 강도 예측과 대응 체계 구축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김종수/그래픽:김명진
노준철 기자 (arg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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