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자살 예방책은 왜 없나”
“국가 차원 연구도 있어야”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성소수자를 지우고 배제하는 국가에 대한 설움, 먼저 떠난 이들의 얼굴이 떠올라 말을 이을 수 없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유승희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법인운영팀장은 “차별과 혐오 속에서 먼저 떠난 동료들을 기억한다. 여기 모인 우리는 너무나 그립고 이름을 부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성소수자 인권 단체들은 이날 세계 자살예방의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소수자의 자살 예방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의 자살 예방 대책에서 성소수자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선호찬 띵동 사무국장은 “띵동 개소 후 9년간 총 242건, 해마다 30건에 가까운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위기 사건들이 있었다”며 “정부는 이들의 자살 예방 정책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연구도 진행한 적 없다”고 했다.
이들은 성소수자들이 더욱 고립되고 있다고 했다. 하루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 상임활동가는 “차별·혐오·사회적 낙인·경제적 어려움 등 많은 어려움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도와달라’고 손 내밀 곳 없는 것이 소수자들의 현실”이라고 했다.
안창호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에 대한 우려와 비판도 나왔다. 몽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안 위원장은 ‘민주적 논의를 거쳐 합리적 결론을 내고 우리의 의견을 만들자’고 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우리에 성소수자들은 당연히 포함되지 않는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반동성애 차별혐오 선동 세력”이라고 했다.
이들은 성소수자 특성을 고려한 자살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종걸 사무국장은 “왜 청소년 성소수자가 자살을 생각하며 괴로워하는지, 트랜스젠더 자살률이 이토록 높은지, 약물 사용자들이 고군분투하던 중 자살을 택할 수밖에 없는지 국가가 나서 실태와 원인을 파악하고, 함께 살아가자고 해야 한다”고 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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