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 트럼프에게로 돌아온 ‘고령 리스크 부메랑’
유권자 51% “나이 너무 많아”
10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첫 TV토론을 앞두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가 떠오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로 이어졌던 고령 논란이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80대를 앞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이가 들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시험에 직면했다”며 “시험을 통과하느냐가 다음 대통령 집무실 주인이 누가 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78세 트럼프 전 대통령은 81세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더 기운이 좋지만 그 역시 이름이나 사실을 혼동하고, 종종 요점을 벗어났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최근 공개 연설에서 이해하기 어렵고 논리적이지 않은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지난주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보육비 재원을 수입품 관세 부과와 연결 짓거나, 문장이 매끄럽지 않은 표현을 쓴 게 대표적 사례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요점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한 탓에 질문자를 비롯한 연설 현장의 여러 사람이 머리를 긁적였다고 전했다. 이 영상은 “이해할 수 없다” 등 평가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퍼졌다. 이 밖에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마지막 경쟁자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낸시 펠로시 전 민주당 하원의장을 혼동하고,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아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이겼다고 여러 차례 잘못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은 장황하고 혼란스러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유권자들도 고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등록 유권자 51%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기엔 너무 나이가 많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었을 당시(44%)보다 높은 수치다. 응답자 5명 중 4명은 재집권해도 4년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나이가 문제가 아니다. 트럼프는 여전히 활기가 넘친다”며 고령 리스크 논란을 일축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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