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백 물품 측근 몰아주고 직장 갑질… 탄로난 ‘비리 복마전’
김택규 회장·측근들 협회 사유화
수십억대 수의계약 보조금법 위반
임직원 운영 회계 법인과 거래도
선수 몰래 ‘경기력 성과비’도 없애
非국대 국제대회 출전 제한 폐지
지도자 지시 복종 규정 폐지 권고
국회선 축구協 감독 선임 검증 예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를 통해 밝혀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민낯은 그야말로 ‘비리 종합 세트’였다. 김택규 회장 등 임원들이 입맛대로 협회를 사유화하는 동안, 국가대표 선수단은 강행군 속에서도 불합리한 조처들을 견뎌야 했다.
특히 김 회장은 후원사인 요넥스로부터 추가 물품을 페이백 방식으로 받아 임의로 사용한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2023년엔 총 8억8000만원어치의 물품을 구매하면서 1억5000만원의 용품을 챙겼다. 김 회장과 그의 측근인 공모사업추진위원장은 협회 직원들 몰래 후원사에 요구해 구두계약으로 후원 물품 지급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엔 1억4000만원 상당의 용품을 서면 계약을 통해 추가로 받았다. 이 사업들은 문체부가 대한체육회를 통해 각 종목 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배드민턴협회는 2022년 승강제리그와 유·청소년 클럽리그 운영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뒤 매년 약 40억원을 문체부로부터 지원받았다.
또 배드민턴협회는 임직원이 운영하는 업체와 거래할 수 없도록 규정한 ‘국고보조금 운영관리지침’을 위반했다. 협회 감사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회계법인과 2021년부터 거래하며 약 1600만원을 지급한 것이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후원 업체 요넥스와 총 26억원어치 용품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해 보조금법을 위반하기도 했다. 협회 정관에 따라 임원은 무보수직이지만, 일부 임원이 후원사 유치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유치금의 10%를 인센티브 명목으로 받아 성공보수를 챙긴 사례도 적발됐다.
국가대표 선수단 운영에서도 선수들을 위한 혜택을 축소한 사실이 드러났다. 요넥스가 아닌 다른 업체가 협회 후원사였던 2017년 전체 후원금의 20%를 국가대표 선수단에게 배분하는 ‘경기력 성과비’를 제공하는 규정이 존재했으나, 협회는 2021년 6월 이 조항을 삭제했다. 이는 선수들도 몰랐던 사실이다. 문체부는 선수들에게 돌아가야 할 금액이 어디로 향했는지 예산의 사용처를 파악 중이다.
이외에도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공정한 국가대표 선발 방식(현재 복식 경기력 70%, 평가위원 점수 30%)을 마련하고, 학력에 따른 연봉 상한 차별(고졸 5000만원, 대졸 6000만원) 철폐 및 과도한 계약 기간(고졸 7년, 대졸 5년) 단축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운영하는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이날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이 적절했는지 국회에서 공개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홍 감독 선임과 관련된 (축구협회) 내부 제보를 받아 관련 자료를 수집·검토하고 있다”며 “오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관련 내용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한서·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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