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얇고 가벼워진 애플워치…10주년 걸맞은 변화는 '글쎄'
[IT동아 권택경 기자] 애플이 9월 9일(현지시각)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고 애플워치 시리즈 10을 공개했다. 크기는 소폭 커졌지만 두께와 무게는 크게 줄었다. 다만 디자인에서나 기능으로나 10주년 제품에 걸맞은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3세대를 주기로 애플워치 디자인에 변화를 줬던 애플은 이번에도 시리즈 7부터 시리즈 9까지 유지됐던 디자인 대신 새로운 디자인을 내세웠다. 애플워치 특유의 디자인 정체성은 유지했지만 모서리가 좀 더 둥근 형태로 바뀌고 종횡비도 넓어졌다. 디자인 변화와 함께 제품 크기도 42mm, 46mm로 이전보다 1mm씩 늘었다. 두께는 전작보다 10% 얇아졌다.
디자인 조정과 함께 베젤은 얇아지고, 디스플레이 면적은 넓어졌다. 시리즈 7·8·9와 비교하면 9%, 시리즈 4·5·6과 비교하면 30% 더 넓다. 디스플레이를 비스듬히 바라볼 때 시인성도 개선했다. 전작보다 비스듬한 각도에서 볼 때 화면이 40% 더 밝아졌다고 애플은 밝혔다. 걷다가 시계를 보거나, 손을 무릎에 얹은 채 시계를 볼 때처럼 손목을 들지 않고 시계 화면을 힐끔 쳐다볼 때 이전보다 화면이 더 잘 보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전력 효율이 개선되면서 AOD(Always On Display, 화면 상시표시)도 한층 더 개선됐다. 전작까지는 AOD 상태에서는 화면이 1분마다 갱신됐지만, 이제 1초마다 갱신된다.
소재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번 애플워치 시리즈 10은 알루미늄 케이스와 티타늄 케이스 두 재질로 발매된다. 기존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자리를 아이폰15 프로에 도입된 티타늄 소재가 대신하게 됐다. 소재 변경으로 알루미늄 케이스는 시리즈 7·8·9보다 10% 가벼워진 데 그친 반면, 티타늄 케이스는 시리즈 7·8·9보다 20%나 가벼워졌다.
색상은 알루미늄 케이스에 제트 블랙 추가되면서 로즈골드, 브러시드 실버 세 종류로 발매된다. 티타늄은 내추럴, 골드, 슬레이트 3가지 색상 구성이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가 티타늄으로 대체되면서 기존 밀레니즈 루프, 링크 브레이슬릿 등 금속 재질 밴드도 티타늄 케이스에 어울리는 마감으로 새로 출시된다.
내부 반도체도 S10 SiP(System in Package)로 세대 교체했다. 다만 인공지능 연산을 위한 4코어 뉴럴엔진을 처음으로 내장한 S9 SiP 때와 같은 눈에 띄는 업그레이드보다는 성능과 전력 효율 개선 등에 집중한 모양새다. 충전 효율을 개선하면서 30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해졌다.
스피커를 강화하면서 이제는 이어폰 연결 없이 애플워치 스피커로 바로 음악 재생이 가능해진 점도 특징이다. 애플워치로 통화 기능을 이용할 때 배경 소음을 제거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애플워치 울트라에만 있었던 수심 센서와 수온 센서도 탑재되면서 수상 및 수심 활동 관련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이제 수영할 때 자동으로 스트로크를 감지하거나 랩 수 기록한다.
다만 40m까지 수심 측정이 가능한 울트라와 달리 시리즈 10의 수심 측정은 6m까지만 지원한다. 스노클링이나 가벼운 다이빙 정도 정도는 시리즈 10으로도 충분하지만 좀 더 깊은 수심에서의 활동을 즐긴다면 여전히 울트라가 필요한 셈이다.
건강 관련 기능으로는 수면 무호흡증 감지 기능을 새로 추가했다. 애플은 조만간 FDA를 비롯한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아 이달 내로 150개 국가 및 지역에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이 포함된다. 수면 무호흡증 기능은 시리즈 9, 울트라 2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애플워치 울트라는 한해를 쉬어간다. 신규 모델 대신 지난해 공개한 애플워치 울트라 2 제품군에 블랙 티타늄 색상 모델과 새 전용 밴드인 티타늄 소재 밀레니즈 루프를 추가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의 협업 모델인 애플워치 에르메스 울트라 2도 새롭게 선보였다.
직전 세대보다는 시리즈 6 이하 모델 사용자들의 교체 수요 클 듯
애플은 그간 애플워치에는 3세대마다 제품 디자인에 변화를 주는 출시 전략을 공식처럼 유지해 왔다. 이번 애플워치 시리즈 10도 시리즈 4·5·6과 시리즈 7·8·9를 잇는 새 디자인이 적용된 첫 세대다.
더 얇고, 가벼워졌다는 점에서 매력은 충분하지만 직전 세대 사용자들의 교체 수요를 끌어낼 만큼 큰 변화는 없었다. 이번 제품이 10주년 제품이기에 대대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출시 전 예상과 기대가 무색해졌다.
디스플레이가 더 넓어진 점도 환영할 만한 변화지만 바로 이전인 시리즈 7·8·9와 비교해 9% 차이라 크게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시리즈 4·5·6과 시리즈 7·8·9의 차이가 20%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애플 또한 이를 의식했는지 발표에서 디스플레이 면적 비교 대상으로 시리즈 7·8·9가 아닌 시리즈 4·5·6를 내세우면서 30%라는 수치를 강조했다.
제품이나 기능을 한국에만 늑장 출시하는 관행도 여전해 신제품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수면 무호흡증 감지 기능의 한국 지원 여부는 불투명하다. 애플 한국 공식 홈페이지의 애플워치 시리즈 10 제품 소개에는 수면 무호흡증 관련 내용이 빠져있는 것으로 보아 당장 지원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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