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폭한 수괴 김구 막아라"‥광복군 창설 막으려던 일제의 '밀정'
[뉴스데스크]
◀ 앵커 ▶
과거 일제의 밀정들이 만든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이 우리 군대를 만들기 위해 갖은 고난을 겪으며 노력할 때 이를 방해하려는 밀정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보여주는 증거인데요.
내일 한국광복군 창설 84주년 기념식이 열립니다.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조선총독부 밀정들이 만든 보고서.
백범 김구 선생이 무장투쟁을 준비하는 과정을 치밀하게 염탐했습니다.
이봉창·윤봉길 의사 의거 직후인 1934년 보고.
중국 장쑤성 강녕진에 김구와 조선인 청년 30여 명이 모여있다며, "조선독립운동에 참여할 소위 혁명투사의 양성"이 목적이라고 적었습니다.
이후 김구 선생과 조선인 청년들을 감시하는 밀정들의 활동은 3년간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1935년 난징으로 이동해 동관두 32호에서 합숙 훈련을 했고, 일제에 발각될 우려를 감지해 버스를 타고 장쑤성 징광사로 다시 거처를 옮겼다는 내용.
내부자가 아니면 알기 힘든 김구 선생의 행적도 자세히 전달됐습니다.
"징광사를 찾은 김구가 학생들에게 한 시간 가량 훈시를 하고 남경으로 돌아갔다"는 보고.
김구는 "아무 희망도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지 모르나 이것은 모두 조국 광복을 위해 그 준비 교육을 하는 것이니 열심히 공부해 주기 바란다"고 막막해하는 청년들에게 말했습니다.
밀정들은 이런 말을 엿듣고 기록했습니다.
일제의 밀정은 엿장수, 중국인 간호원처럼 직업과 국적을 가리지 않았고, 독립운동가 행세를 하며 김구에게 접근했습니다.
[이형진/광복군기념사업회장] "등골이 오싹하더라고. 독립운동가들이 이렇게 처절하게 싸웠었구나. 그런 걸 알고도 과연 요즘에 식민지 근대화론이 나올 수 있는지."
당시 수십 명의 젊은이들 가운데 밀정의 방해 공작을 뚫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몇 명이 훗날 광복군을 창설하며 국군의 주춧돌이 됐습니다.
이 밀정 보고서는 광복군 출신 독립운동가 이재현 지사의 유품으로 뒤늦게 존재가 알려졌습니다.
조선총독부 밀정의 보고서는 김구 선생을 "조선독립을 유일의 목적으로 하는 흉폭한 수괴"로 평가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최근 뉴라이트 성향의 저자가 낸 책도 김구 선생의 활동을 이와 유사한 '흉폭저돌주의 독립운동'으로 규정하며 뉴라이트 역사관의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임지환 / 영상편집: 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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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허원철, 임지환 / 영상편집: 안윤선
이덕영 기자(deo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35639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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