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선선해진 바람 타고…떠나요, 가족과 함께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여름이었다. 낮이고 밤이고 대지를 감싸고 있던 뜨거운 열기 앞에 모두 무기력했다. 흰 서리가 내린다는 백로가 지났는데도 낮시간의 무더위는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다.
힘든 계절을 잘 넘긴 나를, 함께하는 주변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고생 많았다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걸 보니 비로소 계절의 바뀜을 실감한다. 문득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 든다. 여름휴가도 휴가 같지 않았고, 아예 휴가 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야속한 시간을 말이다.
곧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다. 올해는 추석 연휴가 유난히 길게 이어진다. 18, 19일 이틀 휴가를 내면 최대 9일까지 쉴 수 있다.
추석 연휴를 지내는 풍속도가 많이 바뀌었다고들 한다. 차례를 일찌감치 지내고 정작 추석 연휴에는 여행지로 떠나는 가족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 가고 싶었던 곳으로 훌쩍 떠나보자. 낯선 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새로운 걸 충동질하는 동기가 될 수도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9월에 가볼 만한 곳 5곳을 추천한다. 관광공사가 선정한 9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는 공간의 재활용이다. 낙후된 건물이라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재활용 과정을 거쳐 새로이 주목받는 공간들이 있다. 자칫 사라질 뻔한 건축을 재생해 지속 가능한 여행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여행지를 추천한다.
추천 여행지는 △쓰레기 소각장이 예술의 중심지가 되다, 부천아트벙커B39(경기 부천) △산골 학교라서 더 낭만적인, 평창무이예술관(강원 평창) △상상력 놀이터, 충주 오대호아트팩토리&코치빌더(충북 충주) △역사와 치유가 어우러진 문화 공간, 거창근대의료박물관(경남 거창) △5·18민주화운동의 흔적들, 광주 전일빌딩245(광주 동구) 등 모두 5곳이다.
여행지 방문 시 기상 상황이나 현지 사정에 따라 변동 여지가 있다. 개방 여부·개방시간·관람방법 등 세부 정보를 사전에 관련 지방자치단체 누리집, 관광안내소 등에 확인하는 건 필수다.
9월부터 전국이 축제의 물결로 뒤덮인다. 전국 지자체가 준비하고 있는 축제의 상당수가 9~10월에 집중돼 있다.
축제의 내용도 역사·문화·생태·예술 등으로 다양하다. 원하는 지역, 보고 싶은 분야를 잘 선택하면 알뜰살뜰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울산 장생포 일원에서 열리는 울산고래축제는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세대를 초월해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꼽힌다.
올해 고래축제는 체류형 관광객 유입을 위한 야간 프로그램 강화에 중점을 뒀다. 고래와 함께한 장생포의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현대적인 미디어를 융합해 LED와 홀로그램, 레이저빔을 이용한 화려한 미디어아트가 펼쳐지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고래문화재단 이사장인 서동욱 남구청장은 “울산고래축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도약하기 위해 그동안의 성공을 바탕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다”면서 “기대 그 이상을 위해 축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병태 기획의원 cbt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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