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탐사대] 광프리카 vs 대프리카, 올해 승자는?
[KBS 광주] [앵커]
어렵고 복잡한 기후 문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는 '기후탐사대' 순서입니다.
오늘도 기후탐사대의 대장 광주과학기술원 윤진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교수님, 저번에 한 달 만에 스튜디오에서 뵙는데 폭염 얘기를 저희가 나눴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쯤 되면 조금 선선해질 줄 알았는데 오늘도 전남 곳곳에 폭염경보가 내려지고 매우 덥단 말이에요.
왜 이렇게 지금 더운 건가요?
[답변]
다음 주가 추석인데 여전히 폭염 경보가 뜨고 있어서 다들 걱정하시고 우려하실 것 같은데요.
지금 현재 한반도 남쪽에 굉장히 작은 규모의 저기압이 하나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 저기압이 계속 난풍을 이렇게 불어올리고 있고요.
그 난풍이라는 게 항상 덥고 습하다 보니까 한반도 전체 특히 서해안 쪽으로 굉장히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고요.
아마 목요일쯤 비가 예보돼 있고 그 이후에 풀릴 것 같은데 여전히 조금 계속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올해는 이게 만만치가 않아서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인 것 같고 특히 광주, '광프리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더운데, 원래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지역으로 대구가 꼽혔지 않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다들 이미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대구는 분지 지형이다, 그래서 덥다, 그런데 '분지 지형이 왜 이렇게 덥냐'라고 질문을 하시면 이렇게 사방이 이렇게 큰 산은 아니더라도 산들로 둘러싸여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바람이 약합니다.
또 높새바람이라는 게 보통 태백산맥 같은 큰 산맥에만 있는 게 아니라 그런 조그마한 산들을 넘어가는 바람들도 다 덥고 건조한 바람으로 바뀌게 되는 거죠.
[앵커]
그런 대구보다 광주가 더 덥게 느껴질 정도라는 건데 지금 '광프리카', '대프리카' 이렇게 얘기를 많이 합니다.
뒤로 보시는 게 지금 광주와 대구 비교인데, 올해 평균 최고 기온을 보니까 대구가 높기는 한데 이 습도, 습도는 광주가 대구를 꽤 앞섰단 말입니다.
광주가 더운 이유는 또 뭘까요?
[답변]
그러니까 광주도 앞서 말씀드린 분지 지형에 속합니다.
올해 여름의 특징이라는게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화되는 특징이 있고요.
그것 때문에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따뜻한 남풍 혹은 남서풍이 한반도 전체 기후를 이렇게 지배했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 그런 상태에서 광주는 대구보다 조금 더 취약합니다.
바다보다 조금 더 가깝고, 덥고 습한 바람이 불어오는 지역이다 보니까 광주가 조금 더 이런 조건에서는 굉장히 불리할 수 있고요.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몇 년 전에 기상청에서 이제 폭염의 조건을 단순한 온도에서 습도랑 바람을 포함하는 체감온도 조건으로 바꿨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광주가 오히려 더 기록상으로도 더 더운 도시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광주 같은 경우는 어떤 대책이 좀 있어야 된다고 보시는지도 궁금하거든요.
[답변]
일단 광주 같은 경우는 조건이 괜찮습니다.
괜찮다고 말씀을 드리는 게 무등산이 있고요.
산이 있고 또 영산강이 광주시를 흐르고 있습니다.
광주천도 있고요.
그러니까 산도 있고 물도 있는 조건이기 때문에 이런 자연 조건들을 좀 잘 살려서, 폭염이라는 요소가 예전에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면, 앞으로는 이런 것들을 조금 저감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도시계획이나 전체적인 구성 자체가 이런 것들을 반영을 하면, 완벽하게 해결은 아니더라도 조금 더 나은 도시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도시계획 차원에서도 그런 폭염 상황을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고, 앞으로도 '광프리카'라는 타이틀, 이게 건재하겠습니까?
[답변]
좀 되게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올해 같은 여름이 지속된다면, 올해 같은 여름이라는 게 북태평양 고기압의 강화, 그러면서 이렇게 굉장히 덥고 습한 그런 특징이 계속된다면 광주가 조금 더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그런 조건에 조금 취약할 수 있는 도시가 광주인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직 폭염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이제 곧 민족의 명절 추석이거든요.
추석도 저희가 빼놓을 수 없는 주제 중에 하나일 것 같은 게,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인 사과와 배 이런 것들 얘기가 많이 나오지 않습니까?
지난해부터 '금사과' 얘기도 나왔는데 수십 년이 지나면 사과, 배, 이런 것들을 더 이상 재배하기 어렵다 이런 관측도 있더라고요.
[답변]
그런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에서 큰 농업단지 같은 경우 와인 산업 같은 경우 큰 일례로 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미 큰 와인 산업들은 비슷한 조건의 토양 하지만 조금 더 선선한 날씨 현재 기준으로.
왜냐하면 그런 곳들이 10년 후에 혹은 20년 후에는 주 생산지로 바뀔 테니까, 그런 것들을 준비하고 있고요.
한국 같은 경우도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과일들이 나오기 시작하고요.
또 원래 사과 산지였던 지역들이 이제는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도 보고되고 있곤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어떤 과일 재배 과수 재배 상황을 잘 나타내는 지도가 있는데, 이 뒤에 보시면 저희 가까운 나주에서 한라봉 나오고, 제주가 아니고요.
또 영광에서는 망고 또 곡성에서는 체리 이런 것들이 좀 재배가 된다고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요.
그래서 이렇게 기온이 상승되다 보니까 아무래도 재배하는 어떤 작물들이 달라지는 거겠죠?
[답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기온이 더워지고 덥다는 얘기는 이제 원래는 사과가 잘 자라는 조건이었는데 그게 이제는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고요.
그곳은 사과가 아니라 조금 더 더운 곳에서 잘 자라는 그런 과일이나 채소가 적합한 그런 조건으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뭔가 기후변화에 맞게 우리 인류의 식생활을 바꿔야 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답변]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우리가 능동적으로 바뀌는 게 제일 좋은 시나리오일 텐데 그게 아니라 기후가 우리를, 우리의 먹거리를 바꿔버릴 수도 있는 거죠.
가령 어획량이라든지 잡히는 물고기들도 바뀌고 있거든요.
그래서 예전에는 우리가 항상 오징어를 많이 먹었었는데 그게 오히려 이제는 너무 비싸진다든지 그런 일들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 부분에 어떤 대응, 준비도 필요할 것 같고요.
광프리카에서 와인 생산지 변화까지, 오늘도 기후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광주과학기술원 윤진호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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