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내 지인이?"…불안에 떠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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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겹지인방에서 제 이름과 사진이 떠돈다는 사실을 친동생에게 듣고 알았어요. 언제부터 어떤 내용으로 사진이 공유됐는지도 몰라 미치고 펄쩍 뛸 지경이었습니다."
B씨는 "텔레그램이 외국에 서버를 두고 있어 범인을 잡기 어렵다고 들었고, 실제로 가해자들은 여전히 대화방에서 경찰을 비웃고 있더라"며 "피해자만 불안에 떠는 게 맞나? 하루빨리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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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되지 않는 가해자에 피해자만 괴로운 현실"
'포괄적 성교육'·'확실한 처벌 인식' 요구돼
"텔레그램 겹지인방에서 제 이름과 사진이 떠돈다는 사실을 친동생에게 듣고 알았어요. 언제부터 어떤 내용으로 사진이 공유됐는지도 몰라 미치고 펄쩍 뛸 지경이었습니다."
딥페이크 성범죄가 전국 단위로 확산하는 가운데, 대전지역에서도 피해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딥페이크 성범죄는 주로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해당 대화방에 들어가기 위해선 지인의 일상 사진을 운영자에게 보내주는 등 특정 인물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이처럼 암암리 운영되는 범죄 양상에 피해 사실을 인지조차 못 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전에 거주하는 A씨(20대)도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알았다.
A씨는 "텔레그램 성범죄 대화방이 확산하면서 친동생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어갔다가 제 이름을 발견했고, 바로 저에게 연락이 왔다"며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제 이름이 19번이나 언급됐더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과연 이 사진이 어디까지 퍼졌을지, 또 어떤 방식으로 합성됐을지 무서웠고 충격적이었다"며 "그때부터 아무도 믿지 못하겠더라. 주변 지인들 하나하나가 다 의심되기 시작하니까 불안 증세가 심해졌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10대)는 무심코 SNS에 올린 사진이 성 착취물로 합성돼 돌아다니는 현상을 목격했다.
B씨는 "평소 SNS에 사진을 올리고 소통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날 이후로 전부 탈퇴했다"며 "단지 일상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뿐인데, 대체 왜 내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피해자들은 실체를 알 수 없는 가해자들, 또 그들이 붙잡히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감도 호소하고 있다.
B씨는 "텔레그램이 외국에 서버를 두고 있어 범인을 잡기 어렵다고 들었고, 실제로 가해자들은 여전히 대화방에서 경찰을 비웃고 있더라"며 "피해자만 불안에 떠는 게 맞나? 하루빨리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대다수가 10대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법적 장치 마련과 범죄 근절 효과 등에 대한 논의도 제기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딥페이크 집중단속이 이뤄진 지난달 26-30일 신고 건수는 총 118건이었다. 이 가운데 특정된 피의자 33명 중 31명, 검거된 7명 중 6명이 10대로 파악됐다.
이처럼 10대를 중심으로 범죄가 이뤄지는 점을 고려, 우선적으로 잘못된 인식 개선을 위한 포괄적 성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재두 목원대 경찰법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법 지식이 약한 청소년들은 딥페이크 범죄가 국가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인지 모르고 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이 같은 행위를 할 때 '확실하게 처벌을 받는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신속하고 강한 처벌보다 더 큰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잡힐 수도 있고 안 잡힐 수도 있다는 인식이 법을 비웃게 만들기 때문"이라며 "아울러 해당 범죄 피의자 상당수가 10대라는 점에서 '상대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성교육도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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