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술과 다르지 않아” 호주, 14~16세 이하 소셜미디어 금지 추진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로고

호주 정부가 청소년 정신과 신체 건강을 위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을 설정하는 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소셜미디어 이용이 아동에게 미치는 해악이 ‘술과 담배’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 차원에서 소셜미디어 사용 연령을 제한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0일(현지 시각) 호주 ABC 방송에 출연해 소셜미디어가 아동들의 ‘실제 경험’에서 멀어지게 만든다면서 올해 말까지 소셜미디어 연령 제한법을 도입하기 위해 조만간 시범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소셜미디어 사용 최소 연령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14∼16세 사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전자기기를 내려놓고 운동장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나도 그렇다”며 “소셜미디어는 아이들이 현실에서 친구나 가족 등 사람들과 나누는 진짜 경험에서 멀어지게 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호주 야당 역시 소셜미디어 연령 제한을 지지하고 있어 법 통과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피터 더튼 호주 자유당 대표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집권 후 100일 이내에 연령 제한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피터 말리나우스카스 남호주 총리는 이와 관련 아동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긴급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중독성 있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조기 접근이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며 “이것은 담배나 술과 다르지 않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동들에게 해를 끼치면 정부는 반드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2023년 시드니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12∼17세 호주인 약 75%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사용한 경험이 있었다. 현지 언론은 일부 지역별로 소셜미디어 연령 제한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법으로 연령을 제한하는 경우는 없다며 소셜미디어 연령 제한법이 통과되면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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