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뜯어간 전화금융사기범 검거…‘수거책 알바’도 범죄

손준수 2024. 9. 1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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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검사 등 사법기관을 사칭하는 전화금융사기 피해가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 40대 여성이 2주 가까운 시간 동안 사기범들에게 시달려오며 무려 4억원이 넘는 피해를 당했는데요.

경찰이 현금 수거책 3명을 검거했지만, 피해금 대부분은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보도에 손준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파란색 가방을 들고 어디론가 다급히 걸어가는 여성.

검은 옷을 입은 또 다른 여성이 뒤를 쫓아갑니다.

잠시 뒤 골목에서 만나서 가방을 건네받습니다.

가방에 든 건 현금 3천6백만 원으로 전화금융사기를 당해 현금수거책에게 돈을 전달하는 모습입니다.

전화금융사기 수거책들은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상선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들을 골목으로 유인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가로챘습니다.

피해자는 검사를 사칭한 이들로부터 마약 밀매에 연루됐다는 말에 속아 공탁금 명목으로 돈을 건넸습니다.

2주 가량, 10여 차례에 걸쳐 무려 4억 2천만원을 뜯기고서야 전화금융사기에 당한 걸 알게 됐습니다.

[김흥중/여수경찰서 강력5팀장 : "(공탁금이라는) 법률적인 용어에 그냥 넘어간 거 같습니다. 가정주부로서 '무서운 사건이구나'. 검사가 직접 전화 와서 대대적인 수사를 하고 가정과 집을 전부 압수수색 하겠다는 말에 거기에 너무 겁을 먹고…."]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피해자에게 현금을 받아 전달한 수거책 3명을 붙잡았습니다.

이들은 전화금융사기인 줄 몰랐다며 범행의 고의성을 부인했지만, 검거 시 대응 방법을 찾아보고 대책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구속을 피하기 위해 못 걷는 척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정규/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선의의 피해자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고수익 알바라는 용어 자체가 지금 너무나 널리 국민들에게 수거책이나 각종 불법 행위에 연루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이미 내포하고 있는 단어라고 보여지거든요."]

경찰은 현금수거책 3명을 사기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검사 등 수사기관이 어떤 이유로도 전화로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피해 예방에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손준수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손준수 기자 (handso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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