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해리스, 첫 토론서 승패 갈린다

박상길 2024. 9. 1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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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민·생식권 등 설전
총기규제 찬반 관전 포인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간 첫 TV토론이 10일 오후 9시(한국시간 11일 오전 10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다.

ABC뉴스가 주관해 열리는 이번 토론에선 1시간30분 동안 경제·이민·생식권·외교 정책 분야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토론은 두 사람의 첫 맞대결로서 선거일까지 8주가량을 남긴 상황에서 판세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양자는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 후보는 상이한 토론 스타일을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파이터다. 바이든 행정부의 실정을 집중 공격한다. 때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도 서슴지 않는다. 토론을 자신의 의도대로 끌고 가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해리스 후보는 아웃파이터라 할 수 있다. 트럼프의 실수와 약점이 드러나길 지켜보다 결정적 시기에 공격점을 올리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경제 분야에선 트럼프 후보가 적극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물가는 현 정부의 부통령인 해리스 후보에게 약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고물가를 바이든 행정부의 청정에너지 확대 정책 등의 탓으로 돌리면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더 채굴해 에너지 비용을 낮추겠다고 밝혀왔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중산층의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각종 경제 공약을 제시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을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공약을 들어 부자와 자기 자신만 챙긴다고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후보의 강력한 또 하나의 무기는 불법이민 문제다. 바이든 정부 시절 남부 국경 등을 통해 1000~1500만명의 불법이민자가 유입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 장벽을 완성하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입국자 추방을 단행하겠다고 공약해왔다.

불법 이민 문제는 민주당 정부가 입이 열 개라도 딱히 변명할 구실을 찾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해리스 후보는 불법 입국을 차단하고 합법적인 이민을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쯤으로 트럼프 후보의 예봉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출산과 낙태에 대해 두 사람은 양극단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출산과 관련해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의미하는 '생식권'을 주요 공략 포인트로 삼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보수층이 반대하는 낙태와 체외인공수정(IVF)을 자유의 문제로 접근하며 공화당이 여성의 권리를 억압하려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권을 폐기한 연방대법원의 대법관 3명을 자기가 재임 기간 임명했다고 자랑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존 보수층과 여성 유권자를 동시에 잡으려고 좀 더 온건한 입장을 취했다가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 후보를 몰아세울 분야 중 하나가 총기 규제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조지아주의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직후 공격용 무기 금지와 총기 구매자 신원 조회 강화 등 규제 강화 기조를 재확인했지만, 총기 규제에 반대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용의자를 "미친 괴물"이라고 비판하는 등 총기가 아닌 개인을 탓했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 문제가 포함된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두 사람은 대척점에 설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안보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해리스 부통령을 '약한 지도자'로 낙인찍으로 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계를 이끌어갈 미국의 의무와 동맹을 외면하고 러시아, 북한 등의 독재자와 친하게 지낸다고 비판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보다는 개인적 호불호에 기반해 외교정책을 편다는 것이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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