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A콜렉션] 조평휘 '계룡정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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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전통산수화의 맥을 잇는 조평휘의 화업은 1970년대 후반 대전에 정착한 이후, 전통에 바탕을 둔 현대성의 재창조에 대한 지속적인 모색으로 '운산산수(雲山山水)'를 정립했다.
이러한 그의 행보는 교육자로서는 물론 대전지역 전통산수화의 계보로 이어져 한국미술의 융성에 기여하며 대전 한국화의 큰 산으로 남았다.
운산산수의 가장 큰 특징은 호방한 필치와 독자적인 조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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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전통산수화의 맥을 잇는 조평휘의 화업은 1970년대 후반 대전에 정착한 이후, 전통에 바탕을 둔 현대성의 재창조에 대한 지속적인 모색으로 '운산산수(雲山山水)'를 정립했다. 현대 한국화가 새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이러한 그의 행보는 교육자로서는 물론 대전지역 전통산수화의 계보로 이어져 한국미술의 융성에 기여하며 대전 한국화의 큰 산으로 남았다.
삼팔선 근처에 있는 황해도 연안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어느 날 아침 박격포와 총소리에 놀라 문도 닫지 못한 채 새까만 연기로 가득한 마을을 뒤로 하고 국군을 따라 남하했다. '곧 집으로 돌아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돌아갈 수 없었다. 교동 섬의 망원경으로 보이는 그의 고향, 배로 20여 분 거리의 닿지 못하는 그곳에 대한 그리움은 운산산수가 됐다.
운산산수의 가장 큰 특징은 호방한 필치와 독자적인 조형성이다. 전통 산수 특유의 '여백의 미'를 과감히 삭제하는 대신 강한 농묵과 역동적인 필치로 화면을 채운다. 능선을 펼치는 원경 대신 높은 하늘 위에서, 정말 구름을 타고 내려 보기라도 한 듯이, 부감법으로 장엄하게 조국의 산수를 그려낸다. 이러한 맥락에서 운산의 작업은 의례 추상과 구상,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 귀결되는 한편 그것은 어쩌면 잃어버리고 갈망해온 유토피아이자 자화상이 아닐까.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수요일을 제외한 매일 아침 작업실에 가고, 작업실 앞 작은 백반가게에서 늘 식사를 한다. 작업에 대한 거창한 이유를 붙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큰 산에 구름이 있지, 야산에 구름이 머무르겠냐"며 구름을 품는 큰 산이 되고자 했던 운산의 정신은 어떤 시련에도 굳건했던 그의 삶처럼 한국현대미술계에 남을 것이다.
아흔 해가 훌쩍 넘도록 구름과 산을 그리며 그가 화면 너머로 본 것은 무엇일까. 부디 그의 구름이 산을 넘어 그곳에 도달하기를. 우리원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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