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응접실] "변화에 방점… 의회 위상 재정립 위해 온힘"

우세영 기자,김지현 기자 2024. 9. 1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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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모든 권한 동원 의회 본연 역할 '견제·감시' 강화
윤리강령 관련 조례 정비, 의원들 사건·사고 재발 방지
조원휘 대전시의장
대담=우세영 총괄취재팀장
조원휘 대전시의장이 지난 9일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후반기 의정 운영 방향 등에 관해 설명하며 '의회 위상 재정립'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의회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시민들에게 신뢰를 받겠다는 각오다. 조 의장은 이를 위해 '진수무향 진광불휘(眞水無香 眞光不輝 참된 물은 향기가 없고 참된 빛은 반짝이지 않는다)'라며, 겸양과 화합의 의정을 강조했다. 김영태 기자

제9대 대전시의회가 최근 다사다난했던 전반기 의정을 뒤로하고 후반기 2년의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첫 임시회에서 성추행 혐의 의원에 대한 제명안 부결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반면 소관 기관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점검하는 등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며 신뢰 회복을 위한 모습도 보인다.

지난 원구성 과정에서 적지 않은 갈등을 겪고 후반기 리더 자리에 앉은 조원휘 의장은 그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변화'를 핵심으로 의회 위상 재정립에 집중하겠다는 조 의장을 만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 대전시의회 후반기가 출범했다. 전반기 의정 평가와 취임 소감은.

"전반기는 9대 의회의 초석을 다지는 기간이었다. 당시 왕성한 입법 활동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초선의원 일색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고 의사결정기구의 수장이 된 만큼, 시민이 위임해 주신 권한을 남용하지 않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모범적인 면모를 보여드리겠다. 앞으로 전반기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강화된 의정 역량을 발휘해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나가겠다."

- 이번 9대 후반기 의정의 핵심 가치로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운영방향을 설명해 달라.

"시민 복리 증진이라는 궁극적 목표 달성을 위해 새롭고 강력한 의회상을 정립해 나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정책지원관을 입법정책담당관실로 통합 배치했다. 입법 지원을 포괄적이고 체계적으로 실시해 의정 역량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또 혁신적인 정책 대안 발굴을 위해 의장 직속의 혁신자문위원회를 신설했으며, 민의를 피드백 받아 의정에 반영하는 홍보·소통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풀뿌리 민주주의의 산실로의 의회를 강화하겠다. 특히 시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권한을 동원해 의회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감시 장치를 상시 작동시키겠다."

- '견제와 감시' 장치를 상시 작동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이 있다면.

"시정 운영의 동반자적 관계를 견지하면서도 행정의 잘잘못을 명확히 가릴 계획이다.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잘못한 것은 과감히 비판하고 고쳐 나가도록 하는 의회의 권한을 강력히 이행해 나가겠다. 그간 '강한 집행부, 약한 의회'라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이를 올바르게 정립하기 위해 집행부에 대한 입법·예산결산·행정사무감사·시정질문 등 가용할 모든 권한을 동원해 세밀하고 촘촘한 그물망을 펼쳐나가겠다. 의원 모두가 매의 눈으로 집행부의 행태를 감시하면서 시민들께서 위임해 주신 권한을 허투루 쓰지 않도록 매진해 나갈 것이다."

-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내홍이 상당했다.

"지난 원구성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조화로운 결실로 매듭지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그 이면에는 의회 최고의 협치가 있었다. 역대 의회 최초로 야당 의원이 제1부의장을 맡았고, 의장 선출 과정에서 뜻이 달랐던 의원이 제2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의견이 상충됐던 의원들도 각각 상임위원장과 원내대표로 선임됐다. 이는 모든 의원이 합의점과 돌파구를 마련하는 지혜를 발휘함으로써, 협치의 조화를 보여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제 반목의 과거를 뒤로 한 채, '시민 복리 증진'이라는 그 한길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달려가고자 한다."

- 최근 성추행 혐의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부결됐다.

"동료 의원의 성추행 문제 등이 불거져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의회 수장으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 회기에 '대전시의회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에 관한 조례'를 개정, 지방의원 징계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세부 기준을 정비할 계획이다. 의원 모두 이를 확고히 준수토록 해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중한 각오로 후반기를 이끌어 나가겠다."

- 일각에선 의회 내 잇따른 특별위원회(특위)의 설치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위는 특정사안에 대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한계성이 있다. 또 다수의 특위에 참여하는 의원이 있다 보니 실효성에 의문을 둘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특정사안에 대한 여론 환기와 대안 제시, 소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정책의 검증 내지는 뒷받침 차원에서 특위 활동은 반드시 보장받아야 한다. 의원들이 다수 특위에 참여할 경우에도 왕성한 의정 할동에 대한 열의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다만 특위에서의 성과가 시민 입장에서 볼 때, 보다 구체화되고 가시화될 수 있도록 각 특위와의 긴밀한 소통으로 협의해 나가겠다."

- 후반기 대전시의 시급한 현안과 의회 역할은.

"최근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 9월 첫 공사발주가 시작됐다. 이와 함께 안산국방산업단지 조성, 대전하수처리장 금고동 이전, 대전교도소 이전 등이 시급한 현안 사업들로 거론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추진이 녹록지 않지만, 시민 삶의 질 향상에 밀접한 사항이기에 의회 차원에서도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또 해당 사업 추진과 관련해 불필요한 잡음과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견제와 감시의 기능 또한 게을리하지 않겠다."

- 시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

"원구성 과정에서 나온 비판의 목소리는 의회를 아끼고 대전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시민 여러분들의 회초리라고 생각된다. 민의의 대변자로서 초심을 잃지 않고 칭찬보다 비판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다. 시민 곁에서 시민의 뜻이 무엇인지 경청하고 더 낮은 자세로 의정활동을 펼치는 데 혼심의 힘을 다 할 계획이다. 올해도 어느덧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로 접어들었다. 9대 후반기 의회는 남은 기간 지역 사회가 더 발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소중한 순간을 마련해 나가겠다. 시민 모두가 꿈을 펼치고 성장해 나가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의회는 든든한 울타리가 될 것을 약속드리겠다."

조 의장은1962년 대전 유성 출신으로, 서대전고·한남대(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고려대와 대전대에서 각각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상민 전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제7대 대전시의원에 당선됐으며, 제9대 전반기 부의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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