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시 인구전략, 위기감에 속도감 더해 체감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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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어제 발표한 인구전략은 출산율·인구 감소 속도 '완화' 10대 과제와 인구위기가 초래할 부작용에 '대응'하는 10대 과제로 구성됐다.
총인구가 줄어드는데 부산만 인구 늘리기에 나서는 건 '인구 뺏기'에 불과한 만큼 '보여주기식 경쟁'보다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고 한다.
부산시 인구 전략은 큰 틀에서 정부 정책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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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재정권 강화 ‘지역소멸’ 막아야
부산시가 어제 발표한 인구전략은 출산율·인구 감소 속도 ‘완화’ 10대 과제와 인구위기가 초래할 부작용에 ‘대응’하는 10대 과제로 구성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국정브리핑에서 소개한 저출생 극복 정책에 지역 특색을 입혀 구체화한 것이다. 과거와 차별점이라면 재정 정책만으로 인구 증가를 이룰 수 없다는 현실 진단이다. 2006~2021년 저출산 예산 260조 원이 투입했는데도 출산율이 하락한 만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총인구가 줄어드는데 부산만 인구 늘리기에 나서는 건 ‘인구 뺏기’에 불과한 만큼 ‘보여주기식 경쟁’보다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고 한다.
부산시 인구 전략은 큰 틀에서 정부 정책과 다르지 않다. 난임 시술 중단 의료비 신설(회당 50만 원)이나 남녀 생식세포 동결 및 가임력 보존비용 확대(최대 200만 원)가 대표적이다. 넷째 이상 가정 자녀수 연동 양육수당(연 200만~600만 원)과 산후조리 비용(출산당 100만 원) 신설은 눈에 띈다. 주택 부문에선 그린벨트를 해제해 청년·신혼부부·노인 맞춤형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고 역세권 ‘희망더함주택’ 사업비 지원도 담겼다. 부산형 영영아반 지원 월령기준 상향(12개월→24개월)은 돌봄 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장기 근무를 전제로 비숙련 외국인(E-9)의 정주를 돕는 한편 지역특화형 비자 발급 대상을 소멸위험지역에서 부산 전체로 확대하는 ‘비자 사다리’ 사업도 추진한다.
조부모 돌봄수당 도입을 내후년으로 미룬 건 아쉽다. 일하는 자녀 대신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할아버지에게 주는 돌봄수당은 이미 서울 경기 경남 광주가 시행 중이다. 경기는 올해 7월부터 한 달에 40시간 이상 돌봄을 수행한 조부모에게 30만 원을 지급한다. 액티브 시니어 정책인 부산형 노후소득보장제(신중년 자산 형성과 저소득층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는 재원 확보가 관건으로 꼽힌다. 인구 정책의 핵심인 일자리 전략은 다소 구체성이 떨어진다. 부산시는 글로벌허브도시와 연계한 ‘투자진흥지구’ 신설과 토지·금융·인력 공급 원스톱 서비스로 기업을 유치한다는 구상인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어디서 본 듯한 정책을 나열하기보다 ‘특혜’ 비판이 나올 정도의 파격이 지금은 더 필요하다.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위기감에 속도감을 더하길 바란다.
전국 시도지사들도 이날 서울에서 열린 ‘대한민국 시도지사 정책 콘퍼런스’ 공동선언문을 통해 결혼·육아 문화와 주거·일자리 지원 강화를 약속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저출생·고령화와 대학 소멸을 해결하려면 지방자치권 확대와 재정권 강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인구 감소의 1차 원인이 수도권 집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백 번 맞는 말이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부산을 대한민국의 축으로 세우겠다고 여러 번 약속했다. 그 출발점은 지방정부가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움켜쥔 권한을 내려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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