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中스파이 시장 해외로 튀자 이민국장 경질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4. 9. 1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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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부가 '중국인 간첩' 혐의를 받던 자국의 한 소도시 전직 시장의 해외 도피를 막지 못했던 책임을 물어 이민국장을 경질했다.

궈 전 시장이 해외로 달아난 지 한 달가량이나 지나 의회에서 도피 소식이 공개되자 격노한 마르코스 대통령은 출국 책임자를 밝혀내 자르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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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 밤반시의 앨리스 궈 前 시장
7월 출국 후 인니서 체포돼 송환
도피후 한 달 이상 지나 의회서 보고
지난 9일(현지시간) 필리핀 상원 청문회에 소환된 앨리스 궈(35·여) 전 밤반시 시장. [연합뉴스]
필리핀 정부가 ‘중국인 간첩’ 혐의를 받던 자국의 한 소도시 전직 시장의 해외 도피를 막지 못했던 책임을 물어 이민국장을 경질했다.

10일(현지시간) 인콰이어러 등 필리핀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실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전날 노먼 탄싱코 이민국장의 해임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의 해임을 건의한 지저스 크리스핀 레물라 법무장관은 그가 소도시 밤반시의 앨리스 궈(35·여) 전 시장의 해외 도피 등과 관련해 일련의 실수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그였다면 이미 물러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궈 전 시장은 지난 7월 해외로 달아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를 돌아다니다가 이달 초 인도네시아에서 체포, 송환됐다. 인도네시아는 송환 대가로 필리핀 측에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다 필리핀에서 체포된 호주인 마약상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궈 전 시장은 필리핀에서 ‘범죄 소굴’로 악명 높은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과 유착해 돈세탁 등 범죄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필리핀 사정 당국은 그가 10대 시절 궈화핑이라는 중국인 신분으로 필리핀에 입국한 뒤 필리핀인으로 신분을 세탁하고 중국을 위해 일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궈 전 시장이 해외로 달아난 지 한 달가량이나 지나 의회에서 도피 소식이 공개되자 격노한 마르코스 대통령은 출국 책임자를 밝혀내 자르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탄싱코 국장은 궈 전 시장이 달아난 것을 알고서도 법무부에 보고하지 않다가 출국 사실이 의회에서 먼저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필리핀에서는 이미 중국 스파이들이 광범위하게 침투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체포 상태에서 필리핀으로 송환된 궈 전 시장은 전날 필리핀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도피하는 과정에서 필리핀 정부 관계자나 필리핀인의 도움은 “정말로 없었다”고 주장했다.

도피 경위와 관련해 궈 전 시장은 마닐라 지역의 항구에서 요트를 타고 몇 시간 이동해 큰 배로 갈아탔다고 말했다. 이후 그 배 선실에서 3∼5일 지냈다가 다른 보트로 갈아탔고, 그 보트가 자신을 말레이시아에 내려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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