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보궐 후보 단일화, 진보도 보수도 첫 단추 엉켰다
진보, 수일째 단일화 룰 합의 공전…합의 난항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다음 달 치르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두고 진보·보수 모두 단일화 작업에 진통을 겪고 있다. 보수 교육계는 10일 단일화 후보들의 정책 발표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로 인해 결국 취소됐다. 또 서둘러 단일화 룰 협의에 나섰던 진보 교육계는 이날도 후보 간 간극을 좁히지 못한 모습이다.
보수 교육계 인사들이 후보 단일화를 위해 꾸린 '중도우파 후보 단일화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이날 오후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 등 예비후보 3명의 정책 발표회를 예고했으나 급하게 취소했다.
통대위 관계자는 "통대위가 주관하는 예비후보자 정책 발표회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로 인해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예비후보 일부 만을 위한 정책 발표회가 이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후보와의 공정성을 해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오는 13일로 예정됐던 통대위의 정책 토론회 역시 잠정 취소된 상태다.
통대위는 두 차례의 후보자 토론회를 통해 후보들의 정책을 알리고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 간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토론회가 전부 취소되며 결국 후보들은 제대로 된 홍보 기회 없이 깜깜이 단일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 다만 통대위 관계자는 "추후 다른 일정을 통해서라도 후보를 알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보 교육계 역시 지난한 단일화 과정을 겪고 있다.
진보 교육계 후보 8명이 참여한 단일화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는 "단일화 룰 합의 기한을 하루 더 연장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6일부터 단일화 룰 협상에 나선 추진위는 당초 이날 정오께 단일화 룰을 최종 발표하기로 했다.
곽노현으로 단일화되면 어쩌나…진보계도 우려
곽 전 교육감은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를 조건으로 상대 후보에게 2억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로 2012년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 받아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이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보전 받은 선거 비용 35억2000만원도 국고에 반납해야 하지만 곽 후보는 이중 약 30억을 반납하지 않은 상태다.
이를 놓고 교육계는 물론 정계에서도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는 중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곽 전 교육감을 향해 "곽노현씨의 등장은 근래 역사에 기록될 만한 최악의 비교육적 장면"이라며 "일단 30억부터 회수한 다음 곽노현 씨가 출마하는 것 자체를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곽 전 교육감의 출마는) 시민의 상식선에서 볼 때 여러모로 적절하지 않다"며 "서울시민의 눈으로 냉정하게 돌아보고 자중하시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곽 전 교육감은 한 대표를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힌 한편, 진 위의장은 고소 대상이 아니라고 뉴시스에 말했다.
그는 "(진 위원자의 발언은) 대단히 정중하고 비방 목적이 없다"면서 "반면 한 대표는 그렇지 않다. 교육감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비방할 목적으로 발언을 한 것이다. 완전히 다른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보 교육계에서도 걱정 섞인 이야기가 나온다. 한 진보 성향 시민단체 관계자는 "곽 전 교육감은 조직이 탄탄하고 인지도가 높은 예비후보다. 그렇다고 만약 곽 전 교육감으로 단일화가 된다면 자충수가 될 것"이라며 "후보의 도덕성 논란, 정치적 발언 논란이 선거판을 흔들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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