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임영웅 영화, 왜 관객 몰리나
현재 상영 중인 임영웅의 공연 실황 영화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이 9월 8일 기준 누적관객수 22만 5425명에 누적 매출액 65억원으로 역대 공연 영화 매출액 1위에 올랐다. 임영웅이 임영웅의 기록을 깬 것이다. 기존 매출액 1위는 바로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의 60억5971만원이었는데, 이번에 임영웅의 신작이 개봉 11일 만에 새 기록을 세웠다. 이런 열기라면 앞으로 더욱 놀라운 기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매출액 100억원 돌파가 현실화될 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영화 흥행 순위는 관객수 기준이다. 그 기준으로 공연 실황 영화 역대 1위는 34만여명을 동원한 방탄소년단의 2019년작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이다. 당시는 방탄소년단이 세계 최고의 스타로 등극해 국내에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쳤던 시점이다. 우리 민족 역사상 최초로 세계 최고 스타를 배출했기 때문에 국가적 열기가 터진 결과 34만 흥행이라는 매우 특수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또 그때는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극장 흥행 부진 사태 이전이라서 많은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극장을 찾는 분위기였기도 했다.
지금은 국민들이 극장을 많이 찾지 않는 추세고 방탄소년단 세계 최고 스타 등극의 충격파도 크게 약화돼 2019년의 흥행 열기는 사라졌다. 2023년에 개봉한 방탄소년단의 '옛 투 컴 인 시네마'는 9만2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023년 '아이유 콘서트 : 더 골든 아워'도 9만여명 수준이었다.
이렇게 침체된 분위기에서 임영웅의 영화만 20만명 이상의 흥행을 기록하니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다. 2023년에 개봉된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누적 관객 수 25만명을 기록했다. 이것만 해도 당시의 저조한 극장가 성적 속에서 놀라운 성과였는데 올해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이 연이어 20만 관객을 돌파하며 쾌속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신예 스타가 등장했을 때 첫 영화엔 화제가 집중되면서 많은 관객이 몰리지만 두번째부터는 흥행열기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임영웅은 두번째 영화의 흥행열기가 더 뜨겁게 나타난다. 그리고 앞에 언급했듯이 불과 개봉 11일 만에 역대 공연 실황 영화 매출액 기록을 깬 것이다.
최근으로 올수록 관객수 대비 매출액이 커지는 것은 극장 관람료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공연 실황 영화 사상 최초로 아이맥스관, 스크린엑스관이라는 특수관 개봉까지 했기 때문에 일반 영화관보다 고가인 특수관 관람료의 가세로 더 매출액이 불어났다.
비록 역대 최대 관객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침체된 요즘 분위기에 역대 최대 매출액 기록을 세운 것만 해도 놀라운 일이다. 임영웅은 세계 최고 스타 등극 정도의 국가적 이슈가 없었고 해외 팬덤이 찾아오는 한류스타도 아니기 때문에, 국내 인기만으로 20만 흥행을 연이어 기록하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다. 방탄소년단 영화조차도 작년부터는 9만 흥행 수준인데 말이다.
임영웅 영화의 흥행 열기는 공연 흥행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영화는 올 5월에 열린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공연을 영상에 담은 것이다. 그 공연은 대형 스타디움 공연이어서 2회에 10만 좌석이 풀렸으나 순식간에 매진됐다. 당시 순간 트래픽 960만회에 동시대기자 50만명 이상이 몰릴 정도였다. 관람을 원했지만 보지 못한 국민이 당연히 부지기수였다. 그러니 그 공연 장면이 영상으로 풀린다고 하자 관객이 극장으로 몰려간 것이다.
또 이미 현장에서 공연을 본 사람도 그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임영웅 공연은 완성도가 높고 내용이 충실하기로 유명하다. 이번엔 특히 초대형 스타디움 공연이어서 웅장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공연을 본 사람도 극장에서 다시 한번 현장의 감동을 느끼려고 하는 것이다.
똑같은 영상이라도 극장의 큰 화면으로 보는 것과 집에서 작은 화면으로 보는 것 사이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리고 소리도 극장에선 집과는 차원이 다른, 거의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음질이 제공된다. 실제 공연장에 가도 대부분의 경우엔 가수의 실체가 아닌 스크린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극장 스크린으로도 충분이 유사 공연관람 체험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임영웅 공연을 보려는 열기가 극장 흥행으로도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공연 실황 영화 흥행 신드롬이 침체된 극장업계에 작은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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