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톱스타 만든 ‘김삼순’, 19년만 재탄생 왜?

최희재 2024. 9. 1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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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뉴클래식 프로젝트' 통해 경쟁력 있는 행보
'내 이름은 김삼순' 감독판 화제
시대상 안 맞는 현빈 캐릭터 분량 대거 편집
(사진=웨이브)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2000년대 로코 붐을 일으킨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하 ‘김삼순’)이 19년 만에 재탄생됐다. 웨이브의 ‘뉴클래식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뉴클래식 프로젝트’는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명작 드라마를 원작자의 손을 거쳐 웨이브에서 2024년 버전으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다. 웨이브는 이를 통해 원작의 주요 스태프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해 기존 퀄리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 시청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 16부작 버전의 드라마를 60분 분량의 6~8부작으로 재해석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리즈물 형태로 제공했다.

또한 기존 콘텐츠 화질을 SD에서 4K로 업스케일링했다. 음질 개선, 자막 제공 등 콘텐츠 전반의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통해 라이브러리를 최신작처럼 즐길 수 있게 시청 편의성을 높였다.

배우 김선아, 정려원을 비롯해 현빈과 다니엘 헤니를 톱스타 반열에 오르게 한 ‘김삼순’은 레전드 로코 드라마로 꼽힌다.

‘김삼순’의 소개글엔 이렇게 적혀있다. 웃음거리가 되고 마는 촌스러운 이름, 뚱뚱한 외모라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전문 파티시에로 당당히 살아가는 30대 노처녀 김삼순의 삶과 사랑을 경쾌하게 그려낸 드라마.

‘김삼순’은 당시 흔치 않았던 주체적인 여성을 그렸지만 30대 여성은 노처녀란 인식을 대중에게 심은 드라마이기도 하다. 19년 만에 ‘김삼순’을 다시 꺼내본 김윤철 감독은 8부작으로 재편집된 ‘2024 김삼순’ 공개를 앞두고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바뀐 시대상을 언급하며 “제가 봐도 너무하단 생각이 들더라. 현진헌 캐릭터가 갖고있는 태도나 화법, 사람을 대하는 자세 같은 것들이 지금의 시대 감각과 온전히 맞지 않단 생각을 한 게 사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배우 김선아(왼쪽부터)와 김윤철 감독, 정려원이 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2024’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현빈이 연기한 현진헌은 당시엔 ‘까칠한’ 재벌 캐릭터로 소비됐다. 그러나 삼순의 개명을 강제로 막는가 하면 파티시에인 삼순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뿐만 아니라 윽박을 지르고 뺨을 때리는 등 다분히 폭력성을 가진 캐릭터라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기존 16부작이었던 ‘김삼순’은 8부작으로 편집됐다. 특히 현진헌(현빈 분) 캐릭터의 대사나 신이 대거 삭제됐다. 그럼에도 현빈은 19년 전엔 듣지 못했던 시청자들의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새로 제작하거나 공개한 드라마가 아님에도 시청자들의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김삼순’ 감독판은 공개와 동시에 웨이브 신규유료가입견인 1위에 등극했다.

(사진=웨이브)
웨이브는 왜 과거 드라마를 꺼내왔을까. 왜 ‘김삼순’이었을까. 웨이브가 밝힌 선정 기준은 세 가지다. 당대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던 작품인지, 막강한 팬덤을 지닌 작품인지, 출연자 및 감독이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지다.

웨이브 측은 이데일리에 “명작 영화, 책이 꾸준히 개정판으로 소비되는 것처럼 잘 만든 드라마 또한 현 시대의 트렌드와 기술력을 반영해 새롭게 재탄생 시키고자 했다”며 “여기에 원작자가 직접 참여해 원작의 가치는 훼손시키지 않고 오리지널리티는 유지하며 현 시청 트렌드는 새롭게 반영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 또한 웨이브의 새 프로젝트를 높이 평가했다. 공 평론가는 “성공한 콘텐츠의 재활용이란 점에서 경제적이다. 또한 콘텐츠의 다양성을 만들어준단 점에서 좋은 기획”이라고 짚었다.

이미 존재하는 콘텐츠의 활용을 통해 시청 영역을 넓힐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문화 차이, 제작·촬영 방식의 차이를 비교하는 즐거움이 있다는 것이다. 공 평론가는 “재편집 과정에서도 현 시점에서 어떤 걸 살리고 어떤 걸 편집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지 않나. 작품을 새롭게 재해석할 수 있는 유의미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국내 OTT 중 최다 라이브러리를 보유한 웨이브는 기존 인기 작품 리마스터링을 통해 OTT 경쟁에서 새로운 활로를 뚫었다. 웨이브는 지난 6일 4K 화질의 ‘내 이름은 김삼순’, ‘풀하우스’, ‘궁’, ‘커피프린스 1호점’ 등을 공개했다.

‘김삼순’에 이어 올 11월에는 소지섭, 임수정 주연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재편집된 버전으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웨이브 관계자는 “현재 공개된 작품들 외에도 더 많은 명작들을 ‘뉴클래식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귀띔했다.

최희재 (jupi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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