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디스플레이가 지구를 지키는 법
"올해 여름은 '가장 시원한 여름'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인 피터 칼무스의 "올해 여름이 앞으로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라는 경고다. 연이은 '역대 가장 더운 달' 기록과 '기후 플레이션'으로 인한 사과·초콜릿 등 식료품 가격의 급등은 온난화로 인해 지구를 살아가는 생명에게 닥친 위기가 이제 먼 미래가 아닌, 일상을 위협하는 현실임을 증명한다.
다행히 인류는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파리협약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섰다. 탄소중립을 선언한 주요국은 적극적인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 역시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첨단 IT 산업의 눈인 디스플레이 산업은 언뜻 친환경과 무관해 보이지만 K-디스플레이는 무엇보다 친환경 제품 개발을 통해 환경 친화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K-디스플레이의 탄소중립을 위한 활동은 크게 탄소배출 저감과 재생에너지 전환, 친환경 제품 개발로 요약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기업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를 위해 전력·공정가스·연료사용 절감, 탄소 저감 설비 확대 등 생산과정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여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1000만톤에서 2023년 747만톤으로 약 30% 감축했다. 또한, 생산공장 옥상 및 주차장 지붕 등에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고, 사무동·기숙사와 해외 모듈 공장 모두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디스플레이 기업은 2021년 대비 2023년 재생에너지 전환율이 약 9배 증가했다.
K-디스플레이를 대표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유기재료의 효율을 높여 소비전력을 낮추는 한편 매년 향상된 전력효율, 친환경 기술개발로 소비자들의 제품 사용 단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협회 또한 이러한 산업계의 노력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기후 위기를 시장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 중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협회는 최근 2년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산업계 대표단 공동단장으로 참가하여 국제사회의 협력과 연대에 동참하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의지를 표명하고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며칠 전 개최된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는 '친환경 디스플레이산업 홍보관'을 운영하여 K-디스플레의 친환경 기술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산업계 노력을 소개했다.
그린피스는 매년 기후위기 대응 평가를 진행하는데, 협회의 적극적인 애드보커시 활동으로 2023년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가 경쟁국인 중국보다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3단계나 높은 등급을 받았다.
디스플레이 기업은 재생에너지가 저렴하고 가격이 예측 가능한 해외에서는 이미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달성했지만 국내에선 재생에너지 환경이 열악하여 정부의 제도적,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한계 극복을 위해 원전·수소 등을 포함하는 무탄소에너지(CFE) 연합을 출범하여 기업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애플 등 글로벌 기업도 무탄소에너지를 인정할 수 있는 국제 공조 체계를 하루 빨리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해상풍력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하여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고, 녹색프리미엄제도를 개선하여 재생에너지가 저렴한 가격을 형성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전력시장을 조성이 필요하다.필자는 공직에서 산업정책을 다루고 지금은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지만 환경보호를 위해 텀블러와 친환경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6월 협회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회관'을 마련하여 사옥을 이전하면서 사무가구 및 기기 등 자원의 대부분을 재사용했다. 이동비가 들고 번거롭더라도 환경에 부담을 덜 주고자 하는 의도를 반영한 결과다.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경영, 개인의 실천이 어우러져야 한다. 작은 물방울이 떨어져 바위를 뚫듯 모두의 노력들이 쌓이고 쌓이면 지구의 미래는 조금 더 희망차게 바뀔 것이다. 디스플레이업계는 이를 알고 있기에 지구의 내일을 위한 노력을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K-디스플레이의 친환경 행보를 지켜보고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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