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보너스 슬쩍' 배드민턴협회 … 규정까지 바꿔 인센 챙긴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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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배드민턴협회가 선수들에게 지급해야 할 보너스를 주지 않도록 규정을 수정한 사실이 밝혀졌다.
협회는 2018년까지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후원사가 직접 보너스를 지급하는 규정을 수정해 협회를 통해 선수에게 지급되는 식으로 변경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협회는 선수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할 의무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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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이정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지난달 초 안세영의 '작심 발언' 이후 배드민턴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안세영을 비롯한 22명의 국가대표 선수의 의견도 청취했다.
조사 결과 배드민턴협회는 후원금 관련 조항 중 몇 가지를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는 2018년까지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후원사가 직접 보너스를 지급하는 규정을 수정해 협회를 통해 선수에게 지급되는 식으로 변경했다.
심지어 2023년 재계약 당시엔 후원사가 협회에 지급한다고만 규정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협회는 선수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할 의무가 없어진다. 대다수 국가대표 선수들은 이런 규정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다가 문체부 조사 과정에서 안 것으로 전해진다.
배드민턴협회 후원금을 분배하는 규정도 사라졌다. 2017년 당시 협회의 국가대표 운영 지침에는 전체 후원금 약 361만달러(약 48억원)의 20%인 약 72만2000달러(약 10억원)를 선수단에 배분하는 규정이 존재했지만 2021년 6월부로 삭제됐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의 물품 배임 및 유용 의혹도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배드민턴협회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8억원 규모의 셔틀콕을 후원사로부터 구매했다. 이 과정에서 물품에 일부를 돌려주는 내용의 계약 조항이 포함돼 있었고 1억5000만원 규모의 물품을 추가로 받았다.
그러나 배드민턴협회는 이를 명확한 기준 없이 시도별 협회로 배분했다. 협회의 공모사업추진위원장이 소속돼 있는 태안군 협회로는 약 4000만원 상당의 용품이 배분됐지만 경남도 협회에는 겨우 3개의 셔틀콕만이 돌아갔다.
또 국가대표 선수단에 지급되는 용품에 대한 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드민턴협회는 의류나 라켓, 가방 등을 지급하는데 물품을 접수 및 불출하는 과정을 수기로 관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상당 부분이 누락됐다. 문체부는 "선수들에게 가야 할 용품들이 대의원, 이사, 공모사업추진위원회, 협회 원로 등에게 지급됐다"며 "김택규 회장의 횡령·배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부실한 운영 속에서 협회 임원들에 대한 성공 보수가 지급된 사실도 확인됐다. 당초 규정상 협회 임원은 보수를 받을 수 없다. 한 임원은 협회 마케팅 규정을 이용해 후원사 유치에 기여했다는 명목으로 유치금의 10%를 인센티브로 받아 갔다. 수령한 돈은 최소 80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특혜를 받은 것과 달리 임원진이 협회를 위해 후원한 금액은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 협회 임원 40명 중 후원금을 낸 사람은 김 회장뿐이며 그마저도 전무이사의 개인 계좌에서 김 회장 이름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문체부는 협회에서 내려온 부조리한 운영지침과 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손볼 예정이다. 국가대표팀 운영 지침에는 지도자의 지시와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지침 등 부조리한 규정이 많아 이를 수정해 나갈 방침이다.
또 국가대표가 아닌 선수는 국가대표 활동기간 5년을 충족하고 일정 연령(남 28세, 여 27세) 이상인 경우에만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규정도 선수들의 의사에 따라 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안세영이 직접 언급했던 신인 선수 연봉 상한제 등도 철폐한다.
문체부는 국가대표 선발 방식과 관련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대안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원 기자 chjo063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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