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사상 첫 ‘중간배당’ 나선다…총 577억원
한국거래소가 사상 처음으로 중간배당에 나선다. 연초부터 실시된 기업 밸류업프로그램으로 주주환원 움직임이 커졌음에도 중간·분기 배당이 저조하자 거래소가 직접 앞장서겠다는 취지다.
10일 한국거래소는 이사회를 개최해 주당 3000원의 중간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총 배당액은 577억원이다. 중간배당이 실시된 것은 거래소 설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거래소는 그동안 연중 1회 결산배당만 실시해왔다.
한국거래소는 상장과 시장관리 등 공적기능을 수행하지만, 2015년 1월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된 비상장 민간기업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30개 금융투자업자가 86.10%, 한국증권금융이 4.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중간배당에 나선 것은 주주환원 제고를 위해서다. 한국거래소는 “기업 밸류업프로그램을 주관하는 거래소가 주주환원에 앞장섬으로써 주주친화적인 기업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기별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중간배당과 분기배당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1년에 한번 실시되는 결산배당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중간에 현금(배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금융지주 등 대표 상장사는 주주환원 차원에서 이미 분기·중간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 상장사의 분기·중간 배당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분기·중간 배당 건 수는 46건, 배당금액은 2조9000억원에 그쳤으나 꾸준히 늘어 지난해엔 79건, 배당금액은 5조4000억원까지 불었다.
다만,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전체 상장사(2594사) 대비 분기·중간 배당 건수는 3.04%에 그친다. 분기·중간 배당에 나선 상장사는 일부에 불과할 정도로 국내 상장사의 주주환원 움직임이 미미한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앞으로도 주주친화적인 배당정책을 지속하고 보다 많은 기업들이 기업 밸류업프로그램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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