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개모차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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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산책하다가 귀여운 인형과 선풍기가 2개나 달린 고급 유모차를 봤다.
강아지 유모차인 일명 '개모차'를 밀고 다니는 풍경은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다.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 중인 한국에서 유모차보다 개모차가 더 많이 팔리는 현상을 외신이 집중 조명했다.
그렇더라도 아기가 많이 태어나 유모차 판매량이 다시 개모차를 역전했다는 소식이 들리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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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산책하다가 귀여운 인형과 선풍기가 2개나 달린 고급 유모차를 봤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유모차의 주인은 아기가 아닌 반려견이었다. 강아지 유모차인 일명 '개모차'를 밀고 다니는 풍경은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다. 개모차 가격은 10만~30만원 선이지만 15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모델도 있다.
개가 유모차를 타는 현실을 놓고 갑론을박이 거세다.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의 개모차에 대한 시선은 부정적이다. "산책시킨다면서 왜 멀쩡한 개를 유모차에 태우냐"는 것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Pet+Family)족'들은 할 말이 많다. 나이를 먹어 걷기 힘든 노견뿐 아니라 장애견,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환견에게는 필수라는 것. 아프지 않더라도 더운 여름날 뜨거운 길에서 산책시키거나 커피숍, 음식점 등 애견 동반으로 갈 수 있는 곳에 입장할 때 더없이 유용하다는 것이다.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 중인 한국에서 유모차보다 개모차가 더 많이 팔리는 현상을 외신이 집중 조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에서 출산율이 낮아지는 반면 반려동물 수는 늘면서 지난해 처음 유아용 유모차보다 반려동물용 유모차가 더 많이 팔렸다고 보도했다. 국가 소멸 우려가 나오는 출생률 꼴찌 국가에서 벌어진 이례적 현상에 주목한 것이다.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500만명에 육박한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 증가가 저출산의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자녀 대신 반려견을 키우는 '딩펫족'(반려동물 양육 딩크족)이 증가하는 흐름은 분명 존재한다. 정서적 만족감과 유대감을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서 찾는 것이다. 개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애지중지하는 사람이 늘면서 반려동물 관련 용품 산업은 급팽창하고 있다. 반려견 샴푸, 향수, 선글라스, 우산, 영양제뿐 아니라 반려동물을 동반하는 여행 상품까지 출시됐다. 자신이 가치를 두는 데 소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더라도 아기가 많이 태어나 유모차 판매량이 다시 개모차를 역전했다는 소식이 들리길 희망한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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