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응씨배 우승 이치리키, 뼈 깎는 노력 있었을 것” 평가

김창금 기자 2024. 9. 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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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우승은) 당연하다."

신진서 9단이 일본 기사로는 처음으로 최근 응씨배 세계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일본의 이치리키 료 9단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치리키 9단의 우승으로 일본에서도 세계대회가 생기고, '이치리키 키즈'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대단한 우승이고, 한·중·일 바둑이 더 재미있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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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커배 우승 기자회견
신진서 9단이 1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2층에서 란커배 우승 기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우승은) 당연하다.”

신진서 9단이 일본 기사로는 처음으로 최근 응씨배 세계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일본의 이치리키 료 9단을 높이 평가했다.

신진서는 10일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회 란커배 우승 기념 기자회견에서 이치리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워낙 학업을 열심히 하고,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일본 기사로는 속기 바둑이 불리했을 텐데 그것을 이겨낸 것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응씨배에서는 제한시간이 2시간~2시간30분이고, 결승전은 3시간30분으로 늘린다. 하지만 하루를 넘겨 두기도 하는 일본 기사로는 이런 속기형태의 바둑이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신진서는 “결승전에는 조금 더 시간이 많았고, 이치리키 9단이 자기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치리키 9단의 우승이 한·중·일 삼국의 바둑 경쟁과 상호 발전에 기여할 것 같다는 뜻도 전했다. 그는 “이치리키 9단의 우승으로 일본에서도 세계대회가 생기고, ‘이치리키 키즈’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대단한 우승이고, 한·중·일 바둑이 더 재미있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치리키의 우승에는 인공지능(AI)이 한몫한 것도 분명해 보인다.

신진서 9단은 지켜보는 후배 기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잘하는 후배들이 많다. 하지만 세계대회에서 중국 기사들을 이기고 우승하기는 아직 쉽지 않다. 엘지(LG)배 8강에 한국 선수들이 많이 올라갔지만 중국 기사(2명)가 워낙 강하다. 한국 기사들이 더 자신감을 갖고 중국 기사와 맞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한우진이나 문민종 등이 국내 대회에서는 저를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진서 9단이 1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2층에서 란커배 우승 기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신진서는 올 시즌 누적 상금 13억4천만원을 달성했다. 연말까지 사상 첫 15억원 상금 돌파 여부는 바둑팬들의 관심사다. 앞으로 삼성화재배, 명인전, 중국 갑조리그 등이 남아 있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신진서는 “상금은 (성적이 좋으면)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팬이 유튜브를 통해 “지금 실력 그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8년 전으로 돌아가 알파고와 대국한다면 어떨까”라고 묻자, 그는 “당시 알파고의 실력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5번기로 둔다면 3승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자신감과 타고난 승부사 기질은 바둑에 임하는 그의 태도에서 엿보인다. 그는 세계 대회에서 싸울 때 늘 적게 먹는데, “한판이 끝나면 (허기져서) 쓰러질 정도”라고 했다. 또 “세계 대회에서 지면 최소 1주일, 결승에서 지면 다른 결승 때까지 아프다”고 말했다.

보통 사람은 상상하기 힘든 고행의 길을 15년 이상 즐기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는 “바둑은 굉장히 어렵다고 다들 알고 계시는데 룰 자체가 간단하다. 치열하게 싸우면서 AI조차 수를 다 찾지 못할 만큼 어려운 게 매력이다. 지금도 수를 보면 볼수록 더 많이 나오는 게 재밌다”고 소개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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