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400만원 넘는 ‘두번 접는 폰’ 출시···애플·삼성과 ‘맞대결’ 예고
스마트폰 원조 명가인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한 지 불과 13시간 뒤, 태평양 건너 중국 선전에서는 화웨이가 세계 최초의 ‘두 번 접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놨다.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촘촘한 기술 제재를 뚫고 애플의 아성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웨이는 10일 오후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3단 접이식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T’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두 개의 힌지(경첩) 중 하나는 안쪽으로, 다른 하나는 바깥쪽으로 접혀 ‘Z’ 모양을 만드는 구조를 띤다. 화면 크기는 10.2인치(25.9㎝)로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6(7.6인치)보다 30%가량 넓다. 16기가바이트(GB) 메모리를 탑재했다.
화웨이는 신제품을 “세상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이라고 홍보했다. 두께는 폴더블폰의 상품성을 가르는 핵심 요소다. 메이트XT는 펼쳤을 때 두께가 3.6㎜로, 갤럭시 Z폴드6(5.6㎜)보다 2㎜ 얇다. 중국 아너의 ‘초슬림폰’인 매직V3(4.35㎜)보다도 얇다. 두께가 1.3㎜에 불과한 5600밀리암페어시(mAh) 배터리를 사용했다고 한다.
가격은 다소 비싸다. 256GB 모델이 1만9999위안(약 377만원), 512GB 모델 2만1999위안(약 415만원), 1TB(테라바이트) 모델 2만3999위안(약 453만원)이다. 200만원대인 삼성전자 폴더블폰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메이트 XT는 20일부터 판매된다. 아이폰16이 애플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날과 같다.
전문가들은 비싼 가격과 한정된 수량 탓에 메이트XT가 화웨이의 판매량을 이끄는 제품이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대신 화웨이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상징적인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신제품 공개와 날짜를 똑같이 맞춘 데다, 폴더블폰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보다도 먼저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도전장을 내민 셈이기 때문이다. 메이트XT의 사전예약 건수는 사흘 만에 무려 350만건을 넘기는 등 공식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화웨이는 2020년 미국 제재로 고성능 통신칩을 수입할 수 없게 되면서 스마트폰 사업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7나노미터급 5세대(G)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 ‘메이트 60’ 시리즈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복귀하며 애플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과거 중국 내 점유율 1위였던 애플은 올해 2분기 기준 4위로 밀려났으며,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화웨이 판매량은 44.5%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아이폰16을 출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3단 접이식 모델을 출시하는 결정은 이 회사(화웨이)가 최소한 중국 내에서는 혁신의 왕관을 차지하고자 한다는 신호”라며 “애플의 신제품 출시 직후 ‘허니문 기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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