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테크노파크 전 간부, 4억 뇌물 받고 명품차 사용하다 구속 기소돼

보조금 지원 대가로 렉서스·SM6 뇌물 수수… 전세 사기까지 공모
지역 기업 육성 명분 뒤에 숨은 부패… 검찰, 범죄수익 전액 추징 나서

챗GPT 생성 이미지

부산=이승륜 기자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인 울산의 테크노파크의 전 간부가 4억 원가량의 뇌물수수를 하다가 적발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산업기술단지법상 공무원 신분으로 여겨지는 테크노파크 퇴직 임직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것은 처음이다.

부산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구미옥)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A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2018년 8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울산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 실장으로 재직하며 B 씨에게 회사 설립을 권유한 뒤 보조금 지원사업 선정 등을 대가로 총 4억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중소기업 대표 B 씨 회사 명의로 빌린 SM6, 렉서스 차량을 3년간 무상으로 사용하면서 리스비 4853만 원을 대납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7차례에 걸쳐 2900만 원을 송금받고, B 씨 회사 명의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400차례에 걸쳐 2995만 원 상당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또 B 씨 회사 지분 30%(3억 원 상당)를 받기로 약속한 뒤 허위 임대차 계약을 통해 C 은행으로부터 청년 전세보증금 5억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또 태양광발전사업부지 사용 허가를 청탁한 대가로 고등학교 교장 D 씨에게 현금 500만 원을 건넨 혐의(뇌물 공여)로 A 씨와 B 씨를 기소했다. D 씨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A 씨가 테크노파크의 공적 자원을 남용해 B 씨 회사에 특혜를 제공한 혐의도 적발했다. B 씨 회사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테크노파크 주관 지원사업에 총 12차례 선정돼 2억5549만 원의 지원금을 받으면서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경찰은 이번 사건을 단순 사기 사건으로 수사한 뒤 불송치 결정했으나 검찰이 전면 재조사해 A 씨의 뇌물 수수 혐의를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 씨가 취득한 범죄수익 1억749만 원과 브로커 D 씨의 범죄수익을 추징보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산업기술단지법에 따라 공무원으로 간주하는 테크노파크 임직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첫 사례"라면서 "지역 기업 육성을 책임져야 할 인물이 오히려 사익을 추구한 부패 범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