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외부자금 수혈이 유일한 생존방안···채권자 11만명 설득도 과제
미정산 1.2조···자력 변제 불가능
계속·청산가치 낮아 파산 쉽잖아
회생 계획안 통과도 진통 불보듯
채권단 "형사처벌이 먼저" 분통
티몬·위메프(티메프)가 회생 작업에 들어갔지만 결국 생존은 외부 투자자 유치 여부에 달렸다. 현재까지 추산되는 미정산 금액만 1조 2700억 원에 달하는 데다 보유 자산이 없어 자력으로 변제 방안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대로 파산한다면 채권단에 돌아갈 피해가 막대해 외부 자금 수혈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생존 방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티메프의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 모두 사실상 마이너스 상태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계속기업가치는 정상화 이후 기대되는 가치이며 청산가치는 자산 매각으로 확보할 자금의 규모 등을 고려해 산정된다. 이날 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에 따라 티메프의 조사위원을 맡은 한영회계법인은 양 사의 기업가치 산정에 돌입한다.
통상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경우 법원은 회생 기업과 논의를 거쳐 파산을 선고한다. 보유한 부동산·부지 등을 매각해 단기간 내 채무 변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계속기업가치가 높은 경우에는 사업 운영으로 빚을 갚을 능력이 되므로 채권단과 논의를 거쳐 변제 금액과 기간을 명시한 회생 계획안을 작성한다. 회생 계획안까지 모두 채권단의 동의를 받아야 비로소 회생절차는 종료된다.
하지만 티메프는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 모두 낮기 때문에 자구안 마련은 물론이고 파산을 선택할 수도 없다. 청산할 수 있는 보유 부지나 건물 등 자산이 없어 파산 절차를 밟아 채무를 변제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재무구조도 열악해 자력으로 채무를 갚을 수 없다. 앞서 법원이 선임한 이태희 구조조정 담당 임원(CRO)도 8월 30일 열린 2차 회생절차 협의회에서 “회사 자금 상황이 좋지 않고 자금 유입이 극히 미미하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자 유치 이후에도 채권단과의 협상이 모두 성사돼야 티메프는 회생절차에서 졸업할 수 있다. 변제 기한과 금액 및 계획을 포함한 회생 계획안에 대해 관계인집회에서 채권단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와의 계약은 수포로 돌아간다.
익명을 요구한 티메프 채권단 대리 변호사는 “이미 한 달간 진행된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에서 투자자 유치와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소득이 없었기 때문에 채권단 내부에서는 파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파산할 경우 피해가 더 커지기 때문에 채권단은 투자자 유치에만 희망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회생 졸업까지 티메프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채권단 숫자만 11만 명에 달해 회생 계획안 통과까지도 진통이 예상된다. 법원이 이날 정한 티메프 회생 계획안 제출 기한은 12월 27일까지다. 투자자 유치가 지연되거나 계획안 제출이 지연될 시 기한 연장을 법원에 요청할 수 있다.
한편 티메프 사태로 두 달 가까이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입점 업체, 소비자 등 채권자들은 회생보다 형사처벌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권자들에게는 이날 회생 개시 결정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10억 원 가까운 상거래 채권이 위메프와 티몬에 물린 한 업체 대표는 "회생을 하더라도 채권을 온전히 돌려받기 어려운데 그보다는 수십만 명을 고통스럽게 한 구영배 큐텐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의 형사처벌이 먼저”라면서 “형사 고소를 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강남경찰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거래 업체의 연쇄 부실도 발생하면서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NHN페이코(PAYCO)는 위메프와 티몬을 통해 해피머니 상품권을 판매하면서 870억 원의 미수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프와 티몬이 상품권을 할인 판매한 뒤 페이코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게 했는데 많은 이용자가 몰리면서 페이코의 손실로 넘어간 것이다. 해피머니 상품권 해피머니아이엔씨는 기업회생을 신청한 상태다.
김선영 기자 earthgirl@sedaily.com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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