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리포트' 사춘기도 못이기는 '육십춘기 부부'

정에스더 기자 2024. 9. 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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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밤 10시 45분 MBC

(MHN스포츠 이민지 인턴기자, 정에스더 기자) 소문난 전통 장 맛집을 운영하는 부부, 껌딱지 부부인 줄 알았으나 아내의 갱년기로 그동안의 울분이 터져 매일 싸움의 연속이라는데,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9일 밤 10시 45분에 방영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40년 동안 쌓인 마음의 상처를 갱년기와 함께 표출하는 아내 때문에 고통받는 남편, '육십춘기 부부'가 등장했다. 

결혼 전, 매일 아침 출근하는 아내에게 껌을 주며 수줍은 마음을 표현했던 남편. 껌으로 시작한 인연은 두 사람을 껌딱지 부부로 만들어주는 듯했으나, 남편은 아내의 잔소리에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반면 아내는 40년 동안 남편에게 맞추며 살았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특별히 어제 방송은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박지민 아나운서를 대신해 정영한 아나운서가 스페셜 MC로 나섰다. 정영한 아나운서는 "아직 미혼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이혼 가정에서 자라 누구보다 부부 사이의 복잡한 문제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며 부부의 입장을 세심하게 살폈다.

아내는 이른 아침 새벽부터 산에 올라 식재료를 채집하고 천 평 이상의 텃밭에서 작물을 가꾸지만, 남편은 느긋하게 농사 도구를 챙겨와 호미로 감자에 상처까지 내 아내의 불호령을 듣고 만다. 남편은 아내가 명령조로 말하니 일하기가 싫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MC 문세윤은 "아내는 일을 하고, 남편은 체험학습 온 것 같다"고 말해 부부의 웃음을 터트렸다. 아내는 남편의 의지로 시작된 식당이었지만 정작 자신이 대부분의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아내가 갱년기를 무기 삼아 자신에게만 예민하게 군다며 남편이 서운함을 표현하자, 아내는 "내가 갱년기를 무기로 쓴다고 말할 때마다 기분 나쁘다"며 갱년기를 이해해 주지 않는 남편에게 언성을 높였다. 

이 외에도 과거 아내의 고된 결혼생활이 밝혀진다. 아내는 남편의 요구에 전세금과 대출로 개인택시를 마련해주었지만, 남편은 연락도 없이 새벽에 노름과 당구를 치며 2박 3일 외박은 기본이었다고 전했다. 아내는 생활비가 없어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15년이나 근무하며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하지 않고 갱년기를 탓하는 남편 때문에 후회가 많다며 눈물을 흘렸다. 오은영 박사는 갱년기가 오면 여성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생기는 몸의 고통이 많기에 배우자와의 소통을 통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아내는 굉장히 실리적이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인 반면, 남편은 체면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오은영 박사는 체면이 깎인 남편이 화가 나 소리를 높이면 아내는 '나의 노고를 몰라 주는구나'라고 생각해 싸움이 벌어지는 거라며 악순환 소통은 그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낙하산 천막 설치에서 부부의 다툼이 벌어진다. 어차피 비바람이 불면 낙하산 천막은 큰 의미가 없다는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천막 설치 자재들을 구입해 설치를 시작했다. MC 정영한 아나운서는 "(아내가) 완전 투명 인간이 됐다"라며 부부의 대화에 탄식했다. 오은영 박사는 낙하산 천막 설치는 두 사람의 의견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소통 문제라고 꼬집었다. 부부 사이여도 서로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기에 작은 일이라도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합의할 것을 조언했다.

아내는 도시에서 시골로 내려온 것도 남편의 일방적인 의지였다며 설움을 토로했다. 아내는 여러 번 거절했으나, 시어머니의 건강을 위해 시골로 내려오자고 밀어붙이는 남편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남편은 합의하고 내려온 것이라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아내는 결혼생활 40년 동안 단 한 번도 엉덩이 붙이고 앉아 쉰 적이 없었다며 지옥 같았던 시집살이 이야기를 꺼냈다. 아내는 시댁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모든 월급을 시부모님께 드리고, 가정에 충실했지만 임신 중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걸 넘어 매번 무릎 꿇고 혼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때의 고통을 몰라주는 남편에게 아내는 한을 품게 됐다는데. MC 소유진과 문세윤은 아내의 서러운 입장을 공감하며 "시집살이를 혹독하게 하셨다"고 위로했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가 현재와 앞으로의 미래만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을 말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과거 사건들은 남편과 시댁에 대한 흉이 아니라, 오로지 아내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털어놓는 거라고 분석했다. 지금껏 남편에게 인정과 사과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내는 가족을 위해 헌신한 인생을 부정당했다고 생각했을 거라는데. 그렇게 쌓아온 억울한 감정이 갱년기와 만나 서러움으로 폭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은영 박사의 말을 들은 남편은 이제껏 몰랐던 아내의 말에 대한 의미를 알았다며 앞으로는 '고마워, 미안해, 잘했어' 등을 표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은영 박사는 갱년기 증상 극복을 위한 운동을 적극 권유했다. 감정과 수면, 식욕 등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 '세로토닌'이 활성화되려면 빠른 속도로 걷거나, 계단 오르기 등의 운동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과거 아내가 가족을 위해 감당해야 했던 대리 효도의 의무가 컸다며 아내에게 솔직한 고마움을 표현하라고 권했다. 이에 남편은 "양순 씨~ 앞으로 제가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진심으로 사과해 아내의 얼어붙은 마음을 햇살에 눈 녹이듯 풀었다.

방송 말미 공개된 영상에서는 100회 & 연말 특집으로 시어머니와 며느리, 장인어른과 사위, 성인 자녀와 부모, 형제와 자매 등 가족 내 다양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다루는 사례자를 예외적으로 모집한다는 소식이 공개됐다. 부부 이외의 가족 갈등 역시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카카오 채널과 공식 메일을 통해 받는다.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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