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에 주검으로 돌아온 버스 승객들···베트남 태풍 ‘야기’로 105명 사망·실종
베트남을 강타한 슈퍼 태풍 ‘야기’가 산사태를 유발하면서 사망자가 65명으로 늘어났다.
10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 산하 자연재해예방통제국은 태풍 야기로 인해 이날 오전 6시까지 65명이 사망하고, 40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VN익스프레스는 태풍으로 베트남 북부에서 최소 750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베트남 북부 까오방성은 전날 승객·운전자 20명이 탄 여객버스가 산사태에 휩쓸려간 사고 현장에서 시신 두 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승객 15명은 실종됐고, 1명은 구조됐다.
이 밖에 전날 라오까이성 유명 관광지인 사빠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6명이 숨졌으며, 북부 호아빈성 산간 지역에서도 산사태에 주택이 매몰돼 일가족 4명이 사망했다. 또 꽝닌성에서 5명, 하노이시에서 4명이 숨지는 등 여러 사망자가 산사태나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에 깔려 변을 당했다.
베트남 당국은 태풍으로 강 수위가 급격히 오르자 중국에서 흘러 통킹만으로 빠지는 홍강 주변 지역에 10일 경보를 발령했다.
전날 기준 베트남 북부를 흐르는 타오강의 수위는 87m를 돌파해 53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카우강은 약 29m까지 치솟아 65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베트남 당국은 홍수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 있는 114개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태풍으로 인해 현지 산업계도 피해를 입었다. 베트남 관영 일간지 라오동은 100곳 가까운 기업에서 약 수백만 달러(약 13억원) 규모의 태풍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북부 제2의 도시이자 주요 수출항인 하이퐁에서 태풍 피해로 사업체 수십 곳이 조업을 재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이퐁 소재 LG 복합단지에 있는 LG전자 협력사 공장의 벽이 강풍에 무너졌고, 냉장고·세탁기 창고가 침수됐다. LG전자는 공장에서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태풍으로 전봇대가 쓰러지며 전력 공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관영 베트남전력공사(EVN)에 따르면 지난 7∼8일 약 570만 명의 주민이 태풍으로 정전 피해를 겪었다. 이날에도 북부 베트남 주민 약 150만 명이 전력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이퐁과 꽝닌성, 하노이, 타이빈성, 하이즈엉성 등 곳곳에서 인터넷·모바일 통신이 끊기는 피해도 잇따랐다.
지난 7일 베트남에 상륙한 야기는 북부 지역에 최고 시속 166㎞의 강풍과 300㎜ 이상의 폭우를 몰고 왔다. 북부 호아빈성·선라성에서는 강수량이 430∼440㎜에 이르는 호우가 쏟아졌다.
베트남의 기상청인 국립수문기상예보센터의 관계자는 야기를 “30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이라고 평가했다.
국립수문기상예보센터는 현재 폭우는 잦아든 상황이지만 대류구름(아래층이 데워져서 불안정하게 된 대기에서 생긴 적운형 구름)의 영향으로 자람, 롱비엔, 호앙마이, 탄찌, 호아이, 탄오아이 등 하노이 지역에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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