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훈부, 반쪽 광복절 후 광복회 외 공법단체 추가 “반대”에서 “검토 중”으로

이유진 기자 2024. 9. 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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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각 세운 광복회 힘빼기’ 의혹
보훈부 “신중 검토 입장 견지” 해명
뉴라이트 논란이 불거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을 반대하는 문구가 지난달 12일 서울 영등포구 광복회관 전광판에 게시돼 있다. 조태형 기자

광복회 외에 다른 단체를 공법단체로 추가 지정하는 데 반대하던 국가보훈부가 ‘반쪽’ 광복절 경축식 이후 검토 중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뉴라이트 논란이 제기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문제로 정부와 각을 세워온 광복회 힘빼기에 나섰다는 의혹에 힘이 실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훈부는 지난 7월12일 “광복회가 공법단체로 지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립목적과 구성원이 유사한 복수의 공법단체를 별도로 설립(또는 지정) 및 관련 법률안 발의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긴 민원 회신문을 사단법인 순국선열유족회에 발송했다. 이 단체는 보훈부에 순국선열유족회를 공법단체로 하는 정부입법개정안 발의를 요구했다.

보훈부는 지난 3월과 4월에도 순국선열유족회의 민원에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순국선열유족회를 공법단체로 지정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임기 종료로 자동폐기된 바 있다. 공법단체는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지정되며 정부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현재 독립 분야 공법단체는 광복회가 유일하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언론보도를 통해 보훈부가 독립 분야 공법단체 추가 지정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보도는 이것이 “대통령실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했는데, 보훈부는 “대통령실 지시를 받은 적은 없고 원래 검토하던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광복절 전후로 보훈부의 입장이 급변한 것이다.

보훈부의 독립 분야 공법단체 추가 지정 검토가 정부와 갈등을 벌인 광복회에 대한 보복성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이때문이다. 앞서 광복회는 뉴라이트 논란을 빚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했다. 정부 주최 경축식에선 이종찬 광복회장을 대신해 이동일 순국선열유족회장이 독립 관련 단체 대표로 기념사를 했다.

강훈식 의원은 “불과 7월까지도 공법단체 지정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던 보훈부가 한 달 사이에 말 바꾸기를 한 것이 드러났다”며 “사실상 광복회에 대한 보복성 조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최근 보훈부는 광복회학술원 사업비 6억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보훈부는 이에 대해 “순국선열유족회의 공법단체 지정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공법단체 추가 지정에 따른 여건 등을 종합 고려하고 있었기에 ‘신중 검토’라는 입장을 견지해 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올해도 새롭게 순직의무군경의날 지정 등에 따라 관련 단체의 공법 단체 추가 지정에 대해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윤 정부와 대립각 ‘광복회 힘빼기?’···독립분야 공법단체 추가 지정 움직임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8221502011


☞ [단독]정부, ‘광복회관 관리비’ 동결···민주당 “돈 줄 쥐고 압박”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409080600001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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