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편광필름 사업 1.1조에 매각
차세대 배터리 반도체 소재 개발
"지속적인 투자로 시너지 극대화"
삼성SDI가 디스플레이에 주로 쓰이는 편광필름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해 1조1210억원의 실탄을 마련한다.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이 중국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삼성SDI는 그보다 미세공정 한계를 극복할 반도체 소재와 미래 먹거리인 차세대 배터리 소재 등 미래성장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선택과 집중' 결단을 내린 것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위기에도 공격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삼성SDI는 이번 매각으로 재무구조를 한층 탄탄히 하면서 미래 성장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SDI는 10일 전자재료 사업부문 내 편광필름 사업을 중국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이날 이사회 결의와 거래 계약 체결을 완료했으며, 관계 당국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다.
양도 금액은 1조1210억원이다. 양도 대상은 국내 청주와 수원 사업장의 편광필름 제조와 판매 등 사업 일체와 중국 장쑤성 소재의 우시법인 지분 100% 전량이다. 편광필름 사업은 수요 부진과 중국의 자급화 움직임으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편광필름공장의 평균가동률은 92%로 양호한 수준이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에서 철수한 것도 이번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LCD 사업 철수는 삼성SDI가 제공하는 편광필름의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중국과 더 치열한 원가 경쟁 환경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양수회사인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는 '눠옌(NY) 캐피털'과 'HMO'의 합자회사다. 2016년에 설립된 NY 캐피털은 디스플레이, 스마트 자동차, 반도체 등 분야에서 40여개 관계사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HMO는 NY 캐피털 산하의 관계사로 2014년에 설립된 편광필름 제조·판매 회사다.
편광필름은 빛을 일정한 방향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필름이다. 빛 투과도나 반사율을 조절해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비롯해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제품에 탑재되는 핵심소재다.
국내 업체들은 이미 편광필름 사업을 정리하는 추세다. LG화학은 지난해 IT소재 사업부의 필름 사업 중 편광판과 편광판 소재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했다. SKC도 회사 모태인 필름 사업을 2022년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적자를 지속해온 필름사업과 관련해 한앤컴퍼니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운영 등을 검토 중이다.
이로써 삼성SDI는 17년 만에 편광필름 사업에서 철수하게 됐다. 편광필름 사업을 떼어내면 삼성SDI 전자재료 사업 부문은 반도체·배터리 소재와 OLED용 디스플레이 소재가 남는다. 전자재료 사업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10%를 차지한다.
이번 사업 매각 자금으로 확보한 자금은 차세대 소재 개발에 집중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공정소재 부문의 경우 현재 대면적 퀀텀닷(QD) 디스플레이용 소재 개발을 진행 중이며, 배터리 소재부문에서도 성능 향상을 위해 고전도성 탄소나노튜브(CNT) 분사액과 같은 극판용 소재, 차세대 배터리용 바인더 개발 등을 진행 중이다.
북미 중심의 배터리 생산거점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는 전기차 전방시장의 수요 둔화에도 기존에 계획한 설비투자를 축소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50% 증가한 약 6조6000억원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합작공장 2곳을 건설 중이다. 1공장은 당장 내년 1분기 가동 예정이며 2공장은 2027년 초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지난달 말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생산거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향후 전자재료사업부는 반도체 소재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배터리 소재 등 차세대 소재 개발에 집중해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투자로 배터리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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