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 극복할 이차전지 `핵심 소재` 국산화…탁월한 성능에 친환경적

이준기 2024. 9. 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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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로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바인더'를 친환경으로 생산하고,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임현균·강동준 박사 연구팀이 유정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김종순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이차전지 바인더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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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실록산 활용한 양극용 바인더 개발
높은 수명과 안정성 확보..인체에 무해
한국전기연구원은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바인더를 실록산을 활용해 성능과 수명을 높인 '실록산 수지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국제 학술지 표지 논문에 실린 연구성과. 전기연 제공
전기연이 실록산을 활용해 개발한 배터리 양극용 바인더. 전기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로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바인더'를 친환경으로 생산하고,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임현균·강동준 박사 연구팀이 유정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김종순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이차전지 바인더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차전지의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전극은 전기를 발생시키는 '활물질'과 전기의 흐름을 돕는 '도전재', '바인더'를 용매에 섞어 제조한다. 이 가운데 바인더는 활물질과 도전재가 금속판에 잘 붙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전극을 물리적으로 안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리튬이차전지용 양극 바인더 소재는 불소계 고분자 물질인 '폴리비닐리덴 플로라이드(PVDF)'를 주로 쓰지만, 일본과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며, 전지의 안정성 저하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PVDF는 매우 강력한 탄소-불소 결합으로 자연적으로 거의 분해되지 않아 주변 환경에 장기간 잔류하고, 연소 시 상당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등 유해성을 갖는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은 PVDF를 사용 규제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어 이를 대체할 바인더 개발이 시급하다.

연구팀은 양극용 바인더에 실리콘과 산소로 이뤄진 화합물 '실록산'을 적용해 유무기 소재의 장점을 모두 가지는 '하이브리드형 실록산 수지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실록산은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고,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다.

연구팀은 실록산 소재를 이차전지 바인더에 적용한 결과, 수명과 안정성이 기존 바인더보다 1.4배 이상 높았다. 또한 불소를 포함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인체에도 무해하다.

연구팀은 이차전지 업계를 대상으로 관련 기술을 이전하고, 리튬이차전지 외에 아연전지, 소듐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여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임현균 전기연 박사는 "PVDF 사용을 제한하려는 EU의 환경규제를 피할 수 있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양극 바인더의 해외 의존도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전기차 등 고용량 전지를 필요하는 제품의 안전성과 수명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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